방러 추미애 대표 "北과의 '조건없는 대화' 서둘러야"

입력 2017-12-15 05:14
수정 2017-12-15 17:09
방러 추미애 대표 "北과의 '조건없는 대화' 서둘러야"



틸러슨 '무조건 대화론' 지지

"평창 개인자격 출전 러 선수들 적극 지원" 약속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를 방문 중인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14일(현지시간) 북한과의 '조건없는 대화'를 촉구했다.

러시아 집권 여당인 통합러시아당 초청으로 방러한 추 대표는 이날 3박4일간의모스크바 일정을 마무리하며 한국특파원단과 한 간담회에서 최근 북미 간 조건없는 대화를 제안한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의 발언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틸러슨의 견해는 대단히 실용적인 것으로 미국에서 북한 핵 문제를 연구하고 고민한 분들의 대다수 견해"라면서 이같이 주문했다.

그는 "지금까지 (미국의) 전략적 인내 정책 속에서 북한을 무시하고 외면하는 가운데 북한은 핵과 미사일 관련 기술을 급속히 진전시켜 그것이 가공할 위력이 됐다"면서 "서둘러 북한과 대화를 해서 실상을 파악하고 잦은 접촉을 통해 자꾸 작은 성과라도 내면서 북핵 문제를 완화해 나가다 보면 문제의 본질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이 미국의 많은 북한 전문가들이 공감하는 견해"라고 지난달 방미 당시 미 인사들과의 면담 결과를 토대로 소개했다.

그러면서 "조건없는 대화, 대화만을 위한 대화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추 대표는 "북한이 생존을 위해 핵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구실을 대지만 우리는북한과의 공존·번영·평화 3가지를 일관되게 얘기해 왔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노무현 대통령의 '10.4 선언'을 총괄 준비한 분으로 대통령 당선 뒤에도 10.4 선언으로 복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며 북한이 이를 믿고 핵 개발을 중단하고 대화에 복귀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동시에 "북핵 해결이 평화적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하고 한반도 비핵화는 포기할 수 없는 기본 명제라는 점을 러시아 측에 설명하고 지지를 구했다"고 소개했다.

10.4 선언은 2007년 10월 4일 제2차 남북정상회담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발표한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을 일컫는다.

추 대표는 뒤이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도핑 관련 징계로 내년 평창 동계올림픽에 개인 자격으로 출전하게 될 러시아 선수들을 주최국인 한국이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뜻도 러시아 측에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뱌체슬라프 볼로딘 러시아 하원의장과의 면담에서 비록 개인 자격으로 참가하더라도 러시아라는 국가가 알려질 수 있도록 중계 때 충분히 안내하고 러시아전담 응원팀을 구성해 선수들이 전혀 기가 꺾이지 않도록 응원하겠다고 제안했다"면서 이에 러시아 측이 아주 만족스러워했다고 전했다.

간담회에 이어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를 찾은 추 대표는 알렉산드르 쥬코프 ROC 위원장에게도 "러시아 전담 응원팀이 러시아 민속 의상을 입고 응원해 (IOC 제재로) 러시아 국기를 걸지 못하더라도 걸린 만큼 분위기를 만들어보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쥬코프 위원장은 "좋은 방법이다. 러시아 의상을 보내겠다"고 밝히며 사의를 표했다.

이날 모스크바 일정을 모두 마친 추 대표는 러시아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이동해 현지 일정을 소화한 뒤 17일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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