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해법' 러에 기대는 유엔…"푸틴 대통령 나서야""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유엔이 중재하는 여덟 번째 시리아 평화회담이 성과 없이 끝날 가능성이 큰 가운데 유엔 시리아 특사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역할을 강조하고 나섰다.
스테판 데 미스투라 유엔 시리아 특사는 13일(현지시간) 스위스 공영 RTS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이 시리아 정부에 더는 시간이 없다는 점을 납득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시리아 평화회담과 향후 체제 논의가 유엔 주도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왔던 그의 처지에서 푸틴 대통령의 역할을 직접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러시아는 7년 가까이 이어진 내전에서 시리아 정부를 지원했다.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정부는 러시아의 군사적 지원을 받으면서 사실상 내전에서 승리했다.
러시아는 내전 종식 후 시리아의 과도 체제를 논의하기 위해 내년 소치에서 '시리아 회의'를 열 것을 제안하는 등 이미 전후 시리아 구상에서 주도권을 잡고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동안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렸던 회담과 별도로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개최된 시리아 실무회담도 유엔보다 러시아와 터키, 이란 등 시리아 주변국들의 입김이 더 크게 작용했다.
반군을 지원했던 미국은 아사드 진퇴 문제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며 발을 빼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배경 때문에 데 미스투라 특사의 발언은 시리아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과 아사드 정권을 인정할 테니 전쟁을 끝내고 과도 체제 논의를 서둘러야 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번 협상에 나선 시리아 정부 대표단은 반군 측이 과도 체제에 아사드 대통령의 역할이 없다는 성명을 내자 본국으로 돌아갔다가 다시 회담에 나서는 등 고압적인 자세를 보였다.
양측이 같은 테이블에 마주 앉는 것조차 불발된 이번 회담은 이르면 이번 주말 끝난다.
데 미스투라 특사는 시리아 정부 대표단이 대면 협상을 거부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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