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런던에 10억불짜리 대사관 문연다…'도시 요새' 방불

입력 2017-12-14 16:37
미국, 런던에 10억불짜리 대사관 문연다…'도시 요새' 방불

세계 美대사관 중 최고액 투입…첨단 보안시설 갖춰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미국이 1조원을 투입해 새로 건설한 영국 런던 미국대사관이 내달 문을 연다고 미국 폭스뉴스와 AP통신 등이 13일(현지시간) 전했다.

내달 16일 문을 여는 새 미국대사관은 템스강변에 세워진 유리로 된 정육면체 모양의 12층 건물로, 10억 달러(액 1조900억원) 이상이 투입됐다. 이는 미국이 세계 각국에 세운 단일 대사관 가운데 가장 비용이 많이 들어간 것이다.

또 겉으로는 보안시설이 두드러져 보이지 않도록 했지만 가장 안전한 대사관으로, 최첨단 보안 설비를 갖춘 '도시 요새'라고 할 수 있다고 미국 CBS방송과 폭스뉴스는 평가했다.



외관상으로는 대사관을 보호하는 울타리조차 없고, 대신 정원과 벤치, 인공 연못이 있다. 그러나 벽은 6인치 두께의 방폭벽이고, 유리는 비산방지 설계가 돼 있다.

특히 폭스뉴스는 이 건물의 연못을 건물 한쪽 면을 보호하는 100 피트(약 30.5m) 폭의 '해자'(moat)라고 표현했다. 해자는 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성 주위에 판 못을 뜻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세 시대 이래 런던 중심부에 새롭게 들어선 최초의 해자가 있는 건물"이라고 표현했다.

이 연못은 건물로 돌진하는 어떤 폭탄 트럭도 집어삼킬 수 있을 만큼 깊고 넓다.



이 건물을 설계한 건축가 제임스 팀버레이크는 유럽의 성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중세 유럽 성에서 따온 숨은 방어 시설은 연못 뿐만이 아니다.

이 대사관은 윈저성처럼 언덕 위에 있고, 길가에서 100 피트(약 30.5m) 떨어져 있다. 여기에는 키가 큰 풀을 심을 예정이며, 폭포로 또 다른 방어용 벽을 숨기고 있다.

8t 트럭을 차단할 수 있는 강철·시멘트 차량진입 방지 말뚝이 울타리로 가려진다.



이 같은 설계는 유럽과 미국에서 테러가 빈발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올해 영국에서만 5차례의 테러가 발생했다.

1960년 런던 그로스베너 광장에 문을 연 벽돌과 콘크리트로 된 미국대사관을 대신할 새 대사관에는 직원 800명이 근무하게 되며, 하루 1천 명의 방문객이 찾을 예정이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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