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줌월트급 스텔스 구축함, '함정 킬러'로 변신한다

입력 2017-12-15 07:00
美 줌월트급 스텔스 구축함, '함정 킬러'로 변신한다

지상군 화력지원에서 탈바꿈, AGS 등 화력체계도 보강키로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지상군 화력지원 임무를 위해 설계된 미국의 차세대 줌월트급 스텔스 구축함이 적 함정 '킬러'로 바뀐다.

미 해군연구소(USNI)뉴스, 외교·안보 전문매체 디플로매트 등 미언론은 줌월트급 스텔스 구축함의 주 임무를 원거리 적 함정 정밀타격 쪽으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척당 건조비만 5조 원 가까운 줌월트급 구축함의 주 임무가 바뀐 것은 전장 환경 변화 때문이다. 로널드 복스올 미 해군 수상전 국장(소장)에 따르면 미 해군은 1995년 이 구축함의 주 임무를 연안에 상륙한 지상군 화력지원과 이들의 작전을 방해하는 적 시설물 타격으로 규정했다.

그러나 22년이 지난 지금에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복스올 국장은 현재의 전략환경을 고려하면 줌월트급 구축함 임무가 지상군 화력지원 대신 적 함정에 대한 타격 쪽으로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미 해군의 '화력 분산'(distributed lethality) 구상도 영향을 끼쳤다. 중국, 러시아 등 주요 경쟁국들의 해군력 증강에 맞서 신형 함정 건조 대신 기존 함정의 화력체계를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이 구상도 줌월트급 구축함의 탈바꿈에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하다.

미 해군은 이에 따라 줌월트급 구축함의 스텔스(레이더 회피) 능력, 첨단 센서, 신형 함포체계 등 보완해 빠르게 첨단화하는 적 수상함대에 대응하기로 했다.

또 이를 위해 우선으로 주포 등 화력체계 강화에 주력하기로 했다. 줌월트급 구축함의 주 화력체계는 두 문의 155㎜ 최신형 주포(AGS)다.



애초 미 해군은 줌월트급 구축함의 주포로 지상 공격용 포탄(LRLAP)을 발사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LRLAP의 한 발당 가격이 토마호크 순항미사일과 비슷한 10억 원가량 되면서 '돈 먹는 군함'이라는 거센 비판에 직면하자 이를 포기하고 엑스칼리버를 채택했다. 엑스칼리버 포탄의 사거리는 LRLAP의 절반인 30마일(48㎞)이지만, 한 발당 가격은 7천만 원 수준에 불과하다.

극초음 포탄(HVP)도 검토 대상이다. HVP는 마하 3(시속 3천672㎞)의 속도에 사거리도 엑스칼리버와 비슷하고, 미 해군의 표준함포인 MK-45 5인치(127㎜) 포를 통해 얼마든지 발사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미사일 화력 보강도 숙제다. 줌월트급 구축함은 지상군 화력지원용으로 설계됐기 때문에 토마호크 등 미사일을 80기밖에 적재하지 못한다.

반면 알레이버크급 이지스 구축함과 타이콘데르급 이지스 순양함은 각각 96기와 122기의 미사일을 적재, 줌월트급 구축함을 앞선다.



전문가들은 줌월트급 구축함이 주포로 엑스칼리버나 HVP를 발사할 수 있으려면 상당한 개조작업을 거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모두 세 척의 줌월트급 구축함을 운영할 계획인 미 해군으로서는 개조작업에만 2천700억 원 넘는 예산을 투입해야 하지만, 기대한 만큼의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라고 전문가들은 덧붙였다.

한편 미 해군은 지난해 10월 줌월트를 처음 취역한 이후 다시 2호 함인 마이클 몬수르의 취역도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몬수르함은 최근 첫 시험운항 과정에서 배전 문제로 시험을 중단하는 등 난항을 겪고 있다.

미 해군은 또 3호 함인 린든 B 존슨도 건조 중이다. 줌왈트급 구축함은 광역수색레이더와 사격통제레이더를 탑재하고 있고 소형 어선으로 표시될 정도로 스텔스 능력을 갖춰 레이더와 소나(음파탐지기)에도 탐지가 쉽지 않다.

애초 미 해군은 32척의 줌월트급 구축함을 건조할 계획이었으나, 가격 시비에 휘말리자 이를 세 척으로 줄였다.

sh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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