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기간 강릉 대학가 방 구하기 전쟁…대학생 애꿎은 '피해'
(강릉=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 "1월부터 2월 말까지 방학 기간 쓸 방을 구합니다." "12월 말부터 2월 말까지 원룸 구합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빙상경기 개최도시인 강원 강릉지역에 있는 모 대학과 관련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요즘 '방학 동안 쓸 방을 구할 수 없느냐'라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방학이면 원룸이 대부분 비어 있는 기간인데도 방을 구하는 기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이는 대학 주변의 일부 원룸 업자들이 올림픽 기간 30만∼40만원을 받는 대학생에게 방을 주지 않고 올림픽 관람객 등에게 비싼 값을 받고 방을 임대하려 하기 때문이다.
학생들에게 임대해서 한 달 받을 돈을 하루 이틀이면 거뜬히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부동산이나 컨설팅 업체가 올림픽 기간을 전후해 아파트, 원룸 등 공동주택을 임대해 국내외 관광객이나 관람객에게 높은 가격에 재임대하면서 생긴 일이다.
이곳은 빙상경기장이 밀집한 올림픽파크와 자동차로 불과 5분 거리에 있다.
가장 번성한 상가와도 접해 있어 인기가 높다.
특히 신축 원룸의 인기가 높다.
대부분의 원룸은 빵빵한 와이파이, 냉장고와 침대, 책상 등을 갖춰 모텔 등 숙박업소와도 경쟁력을 갖췄다.
이 때문에 방학 기간 강릉에서 도서관 등을 다니며 공부를 하거나 아르바이트 등을 하려던 대학생들이 방을 구하지 못하거나 지금 사용하는 방을 나와 다른 곳을 구해야 하는 피해를 보고 있다.
최근 취업난이 심해지면서 학생들이 방학에도 집에 돌아가지 않고 남아 공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처럼 학생들이 피해를 보게 되자 대학 총학생회도 조사에 나서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계약 기간 내에 방을 빼달라는 통보를 받았거나 특별한 이유 없이 재계약을 하지 않는 경우, 재계약을 하는 대신 올림픽 기간에만 방을 비워달라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대학 총학생회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동계올림픽과 맞물려 원룸 계약에서 부당한 피해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라며 "피해 학생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대책을 마련하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앞서 강릉시는 최근 논란을 빚는 올림픽 숙박업소의 바가지요금 근절을 위해 운영 중인 태스크포스(TF)가 공동주택 불법 숙박업에 대해서도 단속반을 운영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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