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물 활용해 멸종위기 한라산 구상나무 보전 길 열려"
(서귀포=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기후와 환경 변화로 개체 수가 줄어드는 한라산 구상나무를 보전하기 위해 미생물의 일종인 균근균(菌根菌)을 활용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14일 제주 서귀포칼호텔에서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실과 국립산림과학원 주최,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주관으로 열린 '한라산 구상나무 보전 방안 심포지엄'에서 윤혜영 서울대 농생명공학부 박사는 구상나무 뿌리에서 필수적으로 공생하는 균근균을 배양해 접종 또는 살포하는 방법을 한라산의 구상나무 숲 복원에 적용할 수 있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윤 박사는 "구상나무 뿌리에서 채취한 균근균 균주를 확보하고, 배양해 접종하는 실험을 통해 균근균이 구상나무 영양분 흡수와 내건성 강화, 독소 차단 등에 탁월한 효과가 있음을 증명했다"며 "접종 결과 구상나무 묘목의 뿌리 가닥 수가 2배 이상 늘어났음이 관찰됐다"고 밝혔다.
이어 "내년 본격적인 균근균 배양 과정을 거쳐 2년 뒤엔 균접종묘를 대량생산해 한라산에 심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박사는 또 구상나무 열세목과 건전목을 구분한 뒤 고사 여부에 따라 뿌리에 분포하는 균근균과 내생균의 다양성 차이를 최초로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특산종인 구상나무(Abies koreana E. H. Wilson)는 환경적응력이 뛰어나고 수형이 아름다워 공원수나 기념수, 크리스마스트리로 많이 활용된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기후변화에 의한 적설량 감소와 한건풍(寒乾風)에 의한 동계 건조현상, 강력한 태풍, 집중호우 등에 의해 고사 현상이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구상나무를 멸종위기종 적색 목록에 등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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