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말·말·말]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미치광이·로켓맨" vs "노망난 늙다리"…'말폭탄 전쟁'
"지구 나이는 신앙적으로 6천년" "제가 갑철수입니까, 안철수입니까?"
"촛불혁명이 만든 정부", "캠코더 인사"…"미투 Me Too"
(서울=연합뉴스) 현영복 기자 = 2017년 한 해는 국정농단 사건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되는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겪었고, 조기 대선이 치러져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하는 등 격변으로 출렁였고 수많은 말들도 쏟아졌다.
국제적으로는 핵무기를 개발하는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겨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치광이" "로켓맨"이라고 비난하고, 이에 맞서 김정은 위원장이 "노망난 늙다리"라고 반격하는 등 미·북 정상간의 전례없는 '말폭탄'이 한반도 위기를 고조시키며 전세계 시선을 사로잡았다.
세간의 이목을 끈 말들을 중심으로 올 한 해를 되돌아봤다.
◇ 국내
▲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을 선고합니다.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3월10일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에서 낭독한 주문)
▲ "나라를 나라답게" (19대 대선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의 슬로건, 촛불집회때 시민들이 외쳤던 '이게 나라냐'는 구호에 화답하는 의미로 만들어졌다)
▲ "어대문(어차피 대통령은 문재인)이 맞습니까, 아니죠, 투대문(투표해야 대통령 문재인)이죠. 어대문 하다가 큰일 난다. 투대문!"(문재인 대통령이 5월3일 대선 후보 시절 사전투표를 독려하면서)
▲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재조산하'(再造山河) 말씀을 받들어 나라다운 나라를 꼭 만들겠다"(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4월28일 페이스북에 정권교체 의지를 강조하면서)
▲ "내가 집권하면 좌파 우파 할 것 없이 대한민국을 세탁기에 넣고 돌리고 새로 시작하겠다"(자유한국당 홍준표 경선후보가 3월26일 한국당 대선 경선 토론회에서 문 후보의 슬로건 '적폐청산'에 대한 입장을 밝히면서)
▲ "제가 갑철수입니까, 안철수입니까", "제가 MB 아바타입니까"(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4월23일 대선후보 초청 토론에서 한 발언. 실패한 TV토론의 사례로 꼽힘)
▲ "대한민국의 새 정부는 촛불혁명이 만든 정부다"(문재인 대통령, 9월21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2회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서 대한민국의 새 정부는 촛불혁명으로 탄생했음을 천명)
▲ "단 1원의 국가 예산이라도 반드시 일자리 만드는 것으로 이어지게 하겠다"(문대통령, 6월4일 일자리위원회 홈페이지 인사말에서 일자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 "저는 친노동이기도 하지만 친경영, 친기업이기도 하다"(문대통령, 6월 21일 일자리위원회 회의에서 경영계에 일자리 창출을 당부하면서)
▲ "나는 대화주의자이지만, 대화도 강한 국방력이 있을 때 가능하다"(문대통령, 6월23일 현무2 미사일 발사를 참관하고 국방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 "올해 연차 휴가 다 사용하겠다"(문대통령, 6월29일 연차유급휴가 제도 개선 의지를 밝히면서)
▲ "남북관계에서도 주변국에 기대지 않고 우리가 운전석에 앉아 주도해 나가겠다"(문대통령, 7월2일 미국 교포들에게 남북문제를 주도적으로 풀어나가겠다면서)
▲ "모든 것을 걸고 전쟁만은 막을 것이다"(문대통령, 72주년 광복절 경축사 중)
▲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이 같은 사고를 막지 못한 것과 구조하지 못한 것은 결국 국가의 책임이다"(문대통령, 12월4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인천 영흥도 낚싯배 사고를 언급하며)
▲ "미국은 우리의 동맹이지만 일본은 동맹이 아니다" (문대통령, 9월22일 유엔총회 계기로 열린 한미일 정상 업무오찬에서)
▲ "법치의 이름을 빌린 정치보복은 저에게서 마침표가 찍어졌으면 한다"(박근혜 전 대통령이 10월16일 재판에서 구속영장 재발부에 반발해 사실상 재판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 "다스(DAS)는 누구 것입니까?"(더불어민주당 이춘석 의원이 10월23일 서울중앙지검 등에 대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검사장에게 질의하면서)
▲ "하아…지난 1년 사이에 포토라인에 4번째 섰습니다. 이게 제 숙명이라면 받아들이고 또 헤쳐나가는 것도 제 몫이라고 생각합니다"(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 11월 29일 검찰에 네번째 소환돼 조사를 받기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지난해 검찰 출석 때는 기자의 질문에 어이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노려보면서 몇 초간 쳐다봐 구설에 올랐으나 이날은 태도 변화를 보였다. 그는 검찰의세번째 영장청구 끝에 15일 새벽 결국 구속됐다)
▲ "차렷! 국민께 대하여 경례"(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경찰 지휘부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민주화의 성지' 표현 삭제 논란으로 진실공방을 벌이며 갈등이 깊어지자 8월13일 경찰청을 직접 찾아 경찰 지휘부와 함께 국민에게 직접 사과하며 고개 숙이면서)
▲ "이 다섯 사람을 영원히 잊지 말고 기억해 주십시오"(남현철, 박영인, 양승진, 권재근, 권혁규 등 세월호 미수습자 5명의 가족이 11월18일 세월호 선체가 인양된 목포신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더는 수색작업을 하지 않고 영결식을 치르겠다면서)
▲ "김광석과 이혼하겠다"(가수 고(故) 김광석의 부인 서해순씨가 자신의 딸을 숨지도록 방치한 혐의 등으로 10월12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에 피고발인 신분으로 출석하면서)
▲ "탄핵 때는 바퀴벌레처럼 숨어있었고, 박근혜 감옥간 뒤 슬금슬금 기어나와 설친다"(5월17일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친박 당권 도전설에 대해 바퀴벌레라고 비유)
▲ "'이유미씨 단독범행'이라고 꼬리 자르기를 했지만, 대선 당시 대표와 후보가 몰랐다고 하는 건 머리 자르기다. 실제로 더 큰 것은 꼬리 자르기가 아니라 머리 자르기다"(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7월6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문준용 의혹제보 조작파문과 관련해 국민의당 자체 조사 결과를 비판하면서)
▲ "문재인 정부는 캠코더 인사다. 캠프 인사, 코드 인사, 더민주(더불어민주당) 인사"(바른정당 오신환 의원이 8월22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 임명을 비판하며)
▲ "대한민국 국민의 피 1만2천㏄ 이상을 수혈받아가며 온몸의 피를 순환했다"(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이 11월22일 귀순 과정에서 총상을 입은 북한 병사가 매우 위중한 상황에 처했음을 설명하면서)
▲ "여기가 어디고, 내가 재판소에 왜 와 있는가, 내가 만든 회사인데, 누가 날 기소했나"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3월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4부 심리로 열린 롯데 총수 일가 경영비리 사건 공판에서)
▲ "이케아도 쉬어야 한다"(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8월 24일 스타필드 고양 개장식에서 복합쇼핑몰 규제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정부가 쉬라면 쉬어야 하겠지만 이케아는 쉬지 않는 등 국내 대형 유통기업 역차별 받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 "지구 나이는 신앙적으로 6천년" (박성진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9월11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의 창조과학 종교관에 대해 논란이 제기되는 가운데 지구의 나이에 대한 질문을 받자)
▲ "스뚜삣"(stupid), "그뤠잇"(great)(팟캐스트를 거쳐 8월19일 KBS 2TV를 통해 지상파로 입성한 '김생민의 영수증'에서 개그맨 김생민이 의뢰인의 소비습관을 분석하며 수시로 내뱉은 말로 대유행어가 됨)
▲ "작년에는 김연아 때문에…"(차범근 전 축구대표팀 감독이 11월29일 대한민국 스포츠영웅으로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후 지난해에는 '피겨여왕' 김연아에 밀려 스포츠영웅 선정에서 탈락했다면서)
▲ "이번 올림픽이 끝난 뒤 평양이 아니라 평창을 기억하게 될 것이다"(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0월11일 서울 금천구 금나래아트홀에서 열린 '월드 컬처 콜라주' 개막행사에 참석한 주한 외교인사들에게 평창동계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만들겠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하며)
◇ 국제
▲ "분명히 김정은은 꽤 영리한 녀석(pretty smart cookie)"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4월30일 CBS 방송 취임 100일 인터뷰에서 "삼촌이든 누구든 많은 사람이 그의 권력을 빼앗으려고 했지만, 그는 권력을 잡을 수 있었다"면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이렇게 '칭찬'에 가까운 발언을 하며)
▲ "상황이 적절하다면 김정은을 만날 것이다. 그를 만나게 된다면 영광이다" (트럼프 대통령, 5월1일 블룸버그 통신 인터뷰)
▲ "김정은은 핵무기를 가진 미치광이" (미 워싱턴포스트는 5월23일자 보도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4월29일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김정은 위원장을 지칭하며 표현한 말이라고 기사화)
▲ "북한이 미국을 위협하면 지금껏 전 세계가 보지 못한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에 직면하게 될 것"(트럼프 대통령이 8월8일 뉴저지주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기자들에게)
▲ "김정은은 로켓맨"(트럼프 대통령은 9월17일 자신의 트위터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한 사실을 전하며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로켓맨'(rocket man)으로 지칭)
▲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이 없을 것"(트럼프 대통령이 9월19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데뷔 기조연설에서 북한 도발에 대해 경고하며)
▲ "미국의 노망난 늙다리(dotard) 미치광이를 반드시, 반드시 불로 다스릴 것", "무엇을 생각했든간에 그 이상의 결과를 보게 될 것"(북한 김정은 노동위원장, 9월21일 전날 트럼프 대통령 유엔 총회 연설 내용에 대한 비난 성명)
▲ "늙다리? 난 김정은을 '작고 뚱뚱하다' 안 하는데…"(트럼프 대통령이 아시아 순방중이던 11월12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나는 김정은을 '작고 뚱둥하다'고 하지 않는데 그는 왜 나를 '늙었다'고 모욕하느냐"며 발끈)
▲ "김정은은 병든 강아지(a sick puppy)"(트럼프 대통령은 11월29일 미주리주 세인트찰스에서 세제개편을 주제로 연설하던 도중 김정은 위원장을 '정신이 온전치 못한 사람'을 뜻하는 '병든 강아지'라고 부르며 공격)
▲ "그냥 만나자(Let's just meet)"(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12월12일 미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과 국제교류재단이 워싱턴DC에서 주최한 토론회에서 "전제조건없이 북한과 대화하겠다"는 파격제안을 하며 한 말)
▲ "누군가를 전적으로 의지할 시대는 더는 아닌 것 같다"(메르켈 독일 총리가 5월28일 뮌헨에서 열린 한 정당행사에서 유럽의 운명은 유럽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며)
▲ "지구의 비명과 빈자들의 울음 경청해야"(프란치스코 교황이 8월30일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수요 일반 알현에서 전세계 지도자들에게 호소하며 내놓은 메시지)
▲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성폭력 폭로운동 '미투'의 해시태그.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인 하비 와인스틴이 수십년간 여배우와 회사 여직원들을 성추행했다는 뉴욕타임스의 10월6일 특종보도 이후 성폭력 피해 여성들의 폭로가 잇따랐음)
▲ "내 아들이 마약밀매에 연루됐다면 사살하라"(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9월21일 필리핀 대통령궁 행사에서 '마약과의 전쟁' 의지를 불태우며 한 말)
youngbo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