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은 엄두도 못 내요"…동장군 맹위에 출근길 '오들오들'

입력 2017-12-14 09:03
수정 2017-12-14 09:50
"산책은 엄두도 못 내요"…동장군 맹위에 출근길 '오들오들'

방한용품 중무장에도 움츠러든 시민들…추위 피하려 '안간힘'

강원 화천 영하 21.9도 등 전국 영하권…15일까지 강추위 지속



(전국종합=연합뉴스) 아침 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가는 강추위가 사흘째 이진 14일 전국의 출근길은 어김없이 동장군이 맹위를 떨쳤다.

살을 에는 듯한 매서운 한파에 시민들은 목도리, 장갑, 두꺼운 옷으로 중무장하고 출근길에 나섰으나 강추위의 기세에 눌려 연신 입김을 내뿜으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아침 최저기온은 강원 화천 사내 영하 21.9도, 경북 봉화 영하 17.2도, 충북 제천 영하 16.8도, 세종 전의 영하 15.9도, 인천 강화군 영하 13.6도, 서울 영하 10.5도 등을 기록했다.

광주·전남과 경남 등 남부지역의 수은주도 영하 10도 이하를 가리켰다.

전국이 꽁꽁...월요일 출근길 모습 [연합뉴스 자료 영상]

경기 북부와 강원 영서·산간, 경북 봉화, 충북 제천·괴산 등에는 한파경보가 내려지는 등 전남과 경남, 제주 지역을 제외한 전국 곳곳에 한파특보가 내려져 있다.

아침 기온이 곤두박질치면서 지하철이나 버스 정류장에는 출근길에 나선 시민 등이 두꺼운 점퍼와 목도리, 마스크, 장갑으로 무장한 채 잔뜩 움츠렸다.

등굣길 학생들은 삼삼오오 롱 패딩에 달린 모자를 푹 눌러쓰고 바삐 걸음을 옮겼다.

아파트 곳곳에서는 밤새 추위에 노출된 차량이 굉음을 냈다. 도로에서는 달리는 차량 배기구에서 강추위에 흰 연기가 무럭무럭 피어올랐다.

이른 아침 산책이나 운동을 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던 해운대해수욕장 등 주요 해수욕장 해안로와 도심 산책로는 발걸음이 끊겨 한산했다.

대전시민 김모(56)씨는 "반려견과 아침마다 아파트 주변을 산책하는 게 일과지만, 며칠 동안 강력한 한파가 몰아쳐 아침 산책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주 남부시장과 춘천 번개시장 등 새벽시장 상인들은 모닥불을 피워 추위를 녹였다.

채소, 생선 등 판매 품목과 얼어붙은 시장 바닥을 점검하는 일도 잊지 않았다.

기온이 뚝 떨어진 탓인지 평소 같았으면 장사를 준비하는 상인들로 북적이던 제천 중앙시장은 인적이 끊겨 다소 한가했다.

건설 공사 현장에서 근로자들은 불을 피워놓은 연통 주변에서 추위를 피하려 안간힘을 썼다.

맹추위 탓에 평소 오토바이나 자전거를 이용해 출근하는 울산의 대기업 공장 근로자들 수는 평소보다 줄었다.

춘천 소양강댐 아래 소양5교 일대 소양강에는 상고대가 절정을 이뤄 아침부터 이를 카메라에 담기 위한 사진작가와 동호회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동해안 바닷가에 설치된 구조물에는 파도가 들이치면서 바닷물이 얼어붙어 커다란 고드름이 생겼다.



냉동고를 방불케 하는 날씨에 빙판길에서 넘어져 다치거나 수도관이 꽁꽁 얼어붙는 일도 잇따르고 있다.

강원도에서는 이달 1일부터 현재까지 빙판길 낙상사고로 인해 병원으로 이송한 환자만 21명에 달했다.

수도관 동파도 잇따라 소방당국이 용수지원에 나서고 있으며 저체온증 환자도 속출하고 있다.

극한 추위는 15일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기상청은 15일 내륙을 중심으로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0도 안팎으로 떨어지고, 낮 기온도 중부 지방은 영하권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수도관 동파 같은 시설물 피해와 건강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며 "특히, 노약자는 외출을 자제하거나 외출 시 보온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최수호 최은지 임채두 우영식 김소연 박정헌 이승민 장아름 김용태 손형주 박영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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