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구 "적폐청산 단계적으로…국정원수사권, 외청 이관도 검토"

입력 2017-12-14 10:00
수정 2017-12-14 10:09
정해구 "적폐청산 단계적으로…국정원수사권, 외청 이관도 검토"



"책임자 처벌 내년초 쯤이면 될 것…상반기엔 법-제도-조직문화 쪽으로"

"정치개입과 국내사찰이 국정원 업무의 50∼60%…수사권 분리해야"

"대공수사권은 경찰 또는 법무부에 외청 만들어 이관하는 방안 검토"

"MB 조사는 검찰 수사에서 증거가 나오면 하는 것…안 나오면 못 해"

(서울=연합뉴스) 노효동 이상헌 김승욱 기자 = 정해구 정책기획위원장은 14일 여권의 적폐청산 방향과 관련, 책임자 처벌과 법·조직문화 개선의 단계별 접근법을 제시했다.

정 위원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 내 정책기획위원장실에서 한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정 위원장은 국가정보원 개혁발전위원회 위원장도 겸하고 있는 인물로, 직전 보수정권에서 정치개입 문제로 논란에 휩싸인 국정원의 개혁 작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정 위원장은 먼저 "(적폐청산은) 단계적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분명하게 시정돼야 하는 문제, 법을 어긴 문제는 명확히 밝히고 그 과정에서 문제 있는 사람을 처벌하는 것이 적폐청산의 1단계"라며 "1단계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2단계로 법·제도의 개선, 3단계 조직문화의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책임자 처벌이 끝나면 법이나 제도의 개혁이 필요한데 제도가 바뀌어도 사람의 의식이 안 바뀌면 소용이 없다"며 "특히 권력기관은 조직의 문제, 조직문화의 문제가 있는데 이를 개선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책임자 처벌 문제는 내년 초쯤이면 될 것 같다"며 "국정원은 조금 빠른 편이고 군은 조금 느린 것 같다. 조직마다 속도가 조금 다른데 큰 흐름으로 봤을 때 내년 상반기로 접어들면 법·제도나 조직문화 쪽으로 방향이 바뀌어야 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국정원 개혁에 관해서는 "권력 남용을 막기 위해 정보수집 권한과 수사권을 나눠야 한다"며 국정원법 개정을 통해 대공수사권을 다른 기관으로 이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정 위원장은 "우리 국정원은 정보수집권하고 수사권을 다 가지고 있는 것만 해도 과한데 국정원법에서 하지 말라는 정치개입과 국내사찰까지 했다"며 "정치개입과 국내사찰이 국정원에서 하는 일의 몇 퍼센트나 되는지 물어봤더니 50∼60% 된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정 위원장은 "정보수집권과 수사권이 합쳐졌을 때 인권침해 가능성이 크고, 간첩 조작 사건이 엄청나게 많이 일어났다"며 "그래서 그것을 분리하는 식으로 가자고 해서 대공수사권 이관을 주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대공수사권을 어디로 보낼 것인지는 국정원 개혁위의 권한을 조금 넘는 부분이라 대외적으로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면서도 "경찰로 보낼 경우 견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할 것 같고, 또 하나 법무부 안에 외청을 만들자는 이야기도 나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일 지금 국정원법이 개정되면 이관할 곳도 정해놓지 않은 상태에서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이 폐지되는 문제가 생기는데 이는 이관처가 정해질 때까지 국정원이 계속한다든지 하는 기술적 장치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위원장은 '국정원 적폐청산 과정에서 이명박(MB)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그 점은 뭐라고 이야기를 못 하겠더라"며 명확한 답변을 삼갔다.

그는 "국정원 내부 조사이다 보니 외부인을 조사할 권한이 없다"며 "예를 들어 국정원에서 보고서를 청와대로 준 것은 기록에 있는데 청와대 안에서 대통령에게까지 보고가 올라갔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통령에게까지 올라갔는지에 대해 의구심은 있는데 정확하게 그렇다, 아니다를 이야기하지 못하겠더라"며 "결국 그 문제는 검찰에서 수사하면서 증거가 나오면 하는 거고, 안 나오면 못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kind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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