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인들이 구글에 가장 많이 물었던 질문…'DACA'
'비트코인', '망중립성', 트럼프 트윗 오타'코브피피' 등 상위에
"톱 10 가운데 5개가 트럼프 대통령과 관련"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 올해 미국인들이 구글 검색에서 가장 많이 물었던 질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폐기한 불법 체류 청년 추방유예를 뜻하는 '다카(DACA·Deferred Action for Childhood Arrivals)'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13일 "구글이 연말을 맞아 올해 구글 검색에서 '…는 무엇인가(What is…)'라는 형식의 질문 검색 순위 톱10을 집계했다"면서 "그 결과는 정치, 천재지변, 항의시위에 휩싸인 격동의 한 해를 반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표적인 반(反)이민 정책인 다카 프로그램 폐기는 실리콘밸리 등 미국 사회에 큰 반발과 항의를 불러왔다.
2012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의해 만들어진 다카 프로그램은 90만 명의 불법 이민 청년들에게 노동허가를 내주는 것을 골자로 한다. 그러나 다카 프로그램이 폐지되면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정식 체류증 없이 미국에 사는 수많은 청년들이 본국으로 추방된다.
다카에 이어 올 하반기 들어 광풍에 휩싸인 가상화폐 비트코인(Bitcoin)이 2위를 차지했다. 이어 1세 기만에 처음으로 미국 동서부를 가로지르며 발생한 개기일식 현상인 '솔라 이클립스(solar eclipse)'가 3위였고, 반(反) 파시스트의 줄임말인 '안티파(AntiFa)가 4위를 차지했다.
1960∼70년대 독일에서 극우파에 대항해 생겨난 안티파는 미국에서는 거의 존재감이 없다가 트럼프 정부 출범으로 극우파와 백인우월주의가 급부상하자 그 반작용으로 활동폭을 크게 넓히고 있다. 파시즘 반대를 위해 폭력 사용도 불사하는 이들에 대해서는 좌파 진영 내부에서도 "우파들에게 커다란 선물"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통신사가 이를 이용하는 콘텐츠나 사업자를 차별해선 안 된다는 '망 중립성(net neutrality)'이 구글 'what is' 검색의 5위를 차지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아짓 파이 연방통신위원장은 망 중립성을 폐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의 트윗 오타로 알려진 '코브피피(Covfefe)'는 6위였다. 지난 5월 31일 새벽 0시 6분께 트럼프 대통령은 "계속되는 부정적 언론 '코브피피'에도 불구하고"(Despite the constant negative press covfefe)라는 이상한 글을 트위터에 올렸고 당시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관련 의혹 보도를 '가짜 뉴스'라고 강력히 비난하던 때여서 이 단어를 '보도'를 뜻하는 'coverage'의 오타로 추정했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 글을 수정하지 않은 채 그대로 뒀다가 새벽 6시쯤 삭제한 뒤 20분쯤 후 "누가 'covfefe'의 진정한 의미를 알 수 있을까??? 즐기시길!"이라는 새 트윗을 올렸다. 코브피피는 엄청난 화제가 됐고 이를 상표로 쓰겠다는 특허 출원도 잇따랐다.
7위는 기원전 2세기경 고대 그리스에서 만들어진 최초의 유사 컴퓨터를 뜻하는 안티키테라 메커니즘(Antikythera Mechanism) 이었다. 구글이 지난 5월 안티키테라 메커니즘 발견 115주년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메인 로고를 변경하면서 큰 화제가 됐었다. 안티키테라 메커니즘은 고대 그리스인들이 달과 다른 행성의 움직임을 도표화하기 위해 만든 기계로 더하기, 빼기, 곱하기, 나누기 등과 같은 기본적이고 수학적인 연산을 할 수 있는 천문학 계산기다.
이어 전 세계 초·중학생의 최고 장난감으로 등장한 피짓 스피너’(fidget spinner)가 8위였고, 트럼프 대통령이 선언한 파리기후변화협약(Paris Climate Agreement)이 9위, 70여 명의 미국인을 사망시킨 허리케인 하비가 10위를 차지했다.
톱 10 가운데 다카, 안티파, 코브피피, 망중립성, 파리기후변화협약 등 절반이 트럼프 행정부와 관련된 단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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