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랜드로버 제치고 수입차 SUV 왕좌 '눈앞'
11월까지 1만1천대 넘어…작년 챔피언 랜드로버 1천756대 차이로 2위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 최근 국내외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SUV)가 큰 인기를 얻는 가운데, 올해 한국 수입 SUV 시장에서는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SUV의 명가 '랜드로버'를 제치고 사상 처음 왕좌에 오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올해 한국 진출 수입차 브랜드 가운데 처음으로 연 판매량 6만 대를 넘고, E클래스도 단일 모델로서 최초 연 3만 대를 돌파한 벤츠코리아가 또 하나의 의미 있는 기록을 눈앞에 뒀다.
◇ 벤츠 SUV 판매 36%↑…뉴 GLA 등 7가지 제품군 갖춰
14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와 업계에 따르면 벤츠코리아는 올해 들어 11월까지 모두 1만1천395대의 SUV를 한국 시장에서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판매량(8천263대)보다 38%나 늘어난 실적이다. 이는 30% 안팎인 벤츠 전체 차종 증가율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그만큼 벤츠 SUV 제품군의 성장 속도가 빠르다는 뜻이다.
올해 11월까지 수입 SUV 누적 판매량 2위는 랜드로버(9천639대)가 달리고 있다.
벤츠와 1천756대 차이로, 역전 가능성이 크지는 않지만 12월 한 달간 막판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벤츠의 우위가 확정되면, 벤츠코리아는 2002년 한국에 진출한 이래 16년 만에 처음으로 '최다 SUV 판매 브랜드' 타이틀을 갖게 된다.
벤츠코리아는 올해 4월 역동적인 새 중형 SUV '더 뉴 GLC 쿠페'를 출시하면서 소형 SUV GLA부터 GLC, GLC 쿠페 GLE, GLE 쿠페, G-클래스, 주력 SUV GLS까지 모두 7가지 SUV 제품군을 갖췄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실적 호조의 배경에 대해 "프리미엄 차 브랜드 가운데 가장 다양한 SUV 라인업(제품군)으로 계속 늘어나는 SUV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특히 9월 출시된 프리미엄 콤팩트 SUV '더 뉴 GLA'는 세련된 디자인과 안정적 주행 성능으로 10월, 11월 수입차 베스트셀링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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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벤츠 코리아 2017년 SUV 판매 실적 (단위 : 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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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분 │2014년│ 2015년 │ 2016년 │2016년 1월-11월 │2017년 1월-11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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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V 판매량│3,542 │ 3,071 │ 8,919 │ 8,263 │ 11,39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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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판매 │35,213│ 46,994 │ 56,343 │ 50,718 │ 64,902 │
│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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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중 │10.1% │ 6.5% │ 15.8% │ 16.3% │ 17.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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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년 연속 '수입 SUV 1만대 판매' 브랜드 탄생
국산차 시장보다 더 '세단' 위주였던 수입차 시장에서 최근 SUV의 입지도 갈수록 커지는 추세다.
벤츠코리아만 봐도, 올해 11월까지 전체 판매량(6만4천902대) 가운데 SUV의 비중은 17.6%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SUV 비중(16.3%)보다 높을 뿐 아니라, 2014년의 10.1%와 비교하면 3년 만에 7.5%p나 뛴 것이다.
BMW코리아 역시 올해 SUV 판매 비중이 약 17% 수준이다. 5대 중 1대꼴로 SUV를 판 셈이다.
더구나 올해 벤츠코리아가 이미 1만대 이상 SUV를 팔았고, 12월 실적에 따라서는 랜드로버도 '연 1만대 클럽'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 2015년 폭스바겐이 '티구안'을 앞세워 SUV 판매 1만대(1만309대)를 돌파한 뒤, 지난해 랜드로버(1만601대)에 이어 3년 연속 'SUV 1만대' 수입차 브랜드가 탄생한 것이다. 더구나 연간 수입차 SUV 판매량 기록도 3년 연속 경신을 거듭하고 있다.
내년에는 수입차 SUV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미 지난달과 이달에 걸쳐 수입차 시장에서는 BMW 뉴X3, 렉서스 뉴 NX300·뉴 NX300h(하이브리드), 푸조 뉴 푸조 5008 등의 SUV 신차가 쏟아졌다.
내년 상반기에는 한국지엠(GM)까지 미국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GM의 SUV '에퀴녹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한국GM은 국내 완성차 업체이지만 예상대로 미국으로부터 에퀴녹스를 직수입, 판매할 경우 국내 현대·기아차의 SUV 뿐 아니라 기존 수입 SUV와도 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쉐보레 에퀴녹스는 미국 GM이 2004년부터 생산한 중형 SUV로, 미국에서 해마다 20만대 넘게 판매되는 인기 모델이다.
올해 들어서만 10월까지 미국에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3%나 많은 23만8천대가 팔렸다. 미국 내 세부모델은 2.0ℓ 가솔린 터보, 1.5ℓ 가솔린 터보, 1.6ℓ 디젤 등 세 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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