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돈봉투 만찬' 이영렬 1심 무죄에 불복해 항소
법원 "밥값은 격려금·돈봉투는 처벌 제외" 무죄 선고
(서울=연합뉴스) 이보배 기자 = 검찰이 후배 검사들에게 위법한 '격려금'을 주고 고액 식사를 제공한 혐의로 기소한 이영렬(59·사법연수원 18기) 전 서울중앙지검장의 1심 무죄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13일 법원에 따르면 검찰은 이날 1심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조의연 부장판사)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1심은 지난 8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지검장의 선고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결심 공판에서 벌금 500만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이 전 지검장이 상급기관인 법무부 소속 검찰국 검사들에게 돈과 식사를 제공한 것이 위법하다고 판단했지만 법원은 이들의 관계가 실질적으로 '상하 관계'이며 제공된 돈과 식사 가액은 나눠서 위법 여부를 평가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음식물 제공이 법 위반인지에 대해 "만찬 성격과 경위와 시기, 장소, 비용 결제자금의 원천 등에 비춰보면 피고인이 법무부 과장들에게 위로·격려 목적으로 음식을 제공한 것으로 인정된다. 따라서 음식물은 청탁금지법 예외 사유에 해당하므로 수수 금지 금품에 해당한다는 점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음식물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공소사실, 즉 피고인이 제공한 금전 부분은 그 액수가 각 100만원을 초과하지 않아 청탁금지법에 따른 형사처벌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경우 "단지 수수 금지 금품의 금액이 100만원 이하일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규정한 조항의 해당 여부가 문제 될 뿐"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법원은 제공된 식사는 법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해 처벌 대상에서 제외했다. 남은 현금 100만원 부분 역시 처벌 대상이 아니며 행정제재(행정벌)인 과태료 사안에 해당하는지의 문제를 따질 사안이라고 봤다.
청탁금지법은 누구든지 공직자에게 직무 관련 여부나 기부·후원·증여 등 그 명목과 관계없이 1회에 1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 등을 제공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이 전 지검장은 국정농단 수사에 참여했던 검찰 특별수사본부 검사 6명과 함께 올해 4월 21일 안태근 전 국장을 비롯한 법무부 검찰국 검사 3명과 저녁 식사를 하면서 법무부 과장 2명에게 각각 현금 100만원과 9만5천원 상당의 식사 등 합계 109만5천원의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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