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식사 학대' 어린이집 원장 모녀 상습범이었다(종합)
피해 아동 모두 9명…보육교사인 원장 딸도 학대 가담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바닥에 눕힌 1살 아이의 머리를 두 다리 사이에 끼우고 강제로 밥을 떠먹인 어린이집 원장이 상습적으로 원생들을 학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어린이집에서 맞거나 방치되는 등 신체·정서적 학대를 당한 피해 아동은 모두 9명으로 확인됐다.
인천 연수경찰서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인천 모 가정어린이집 원장 A(55·여)씨와 그의 딸인 보육교사 B(30)씨를 수사하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A씨는 지난달 27∼28일 낮 12시께 인천시 연수구 모 아파트의 가정어린이집에서 거실 바닥에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두 다리 사이에 C(1)군의 머리를 끼우고 2차례 강제로 밥을 떠먹여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이 확보한 영상에는 C군이 꼼짝달싹하지 못한 상태로 누워 억지로 음식물을 먹다가 숨을 헐떡이고 우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다른 보육교사들도 옆에서 이 모습을 지켜봤지만 아무런 제지를 하지 않았다.
A씨는 올해 10월 말에도 1살 여자아이가 밥을 넘기지 않고 입안에 물고 있자 손으로 머리를 때려 억지로 밥을 먹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또 지난달 말 2살 아이가 점심을 먹고서 낮잠을 자지 않고 계속 운다는 이유로 어린이집 내 빈방에 데려가 혼자 둔 채 "다 울 때까지 나오지 마"라며 방치했다.
이 어린이집의 대표는 A씨의 남편으로 확인됐으며 딸인 B씨도 이곳에서 보육교사로 어머니와 함께 일했다.
B씨도 비슷한 기간 정리정돈을 잘하지 않는다며 2살 아이를 산책하는 데 데리고 가지 않고 어린이집 내 폐쇄회로(CC)TV 사각지대에 둔 혐의를 받았다.
그는 또 1살 아이를 때리고 다른 한 아이의 발을 갑자기 잡아당겨 뒤로 넘어지게 해 머리를 바닥에 부딪히게 했다.
경찰은 이들 모녀가 "극약 처방"이라며 만 2세 미만에게는 투약할 수 없는 시럽 형태의 감기약도 아이들에게 먹인 것으로 보고 있다.
A씨 모녀에게 신체·정서적으로 학대를 당한 어린이집 원생은 현재까지 모두 9명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조만간 A씨 모녀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담당 구청인 인천시 연수구는 원장과 보육교사의 직무 집행을 정지하고 대체 원장을 채용하라고 대표에게 지시했다.
연수구는 또 아동전문보호기관의 협조를 받아 피해 아동과 학부모의 심리 치료를 지원하고, 이달 중 지역 어린이집 원장과 보육교사 등 1천800명을 대상으로 아동학대 예방교육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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