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대학 또 퇴출…서남대 신입생 모집정지·내년 2월 폐교(종합)
재학생·휴학생 특별편입…의대 신입생 정원, 전북지역에 한시배정 검토
(세종=연합뉴스) 고유선 기자 = 전북 남원의 서남대학교가 내년 2월 28일 문을 닫는다.
교육부는 서남대에 대한 청문 절차 등을 거쳐 대학 폐쇄명령과 2018학년도 학생 모집정지 명령을 했다고 13일 밝혔다.
서남대 외에 운영하는 학교가 없는 학교법인 서남학원도 같은 날 해산하게 된다.
서남대는 교육부 감사와 특별조사에서 설립자 이홍하 전(前) 이사장이 교비 333억원을 횡령한 사실 등이 적발됐다.
이후 교육부는 3차례에 걸쳐 시정명령과 폐쇄계고를 했지만, 서남대는 횡령액 등 333억원 회수와 교직원 체불임금 보전 등 시정요구 일부를 이행하지 못했고, 인수자 선정을 통한 정상화에도 실패했다.
교육부는 주요 재원인 등록금 수입이 계속 줄고 있고 학생 충원율도 낮아 교육을 위한 투자는 물론 정상적인 학사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대학 폐쇄 배경을 설명했다.
폐교 명령에 따라 학부 재적생 1천893명(재학생 1천305명·휴학생 588명)과 대학원생 138명(재학생 75명·휴학생 8명·수료생 55명)은 전북과 충남지역 대학의 동일·유사학과에 특별 편입학할 수 있게 된다.
의대의 경우 교육부와 복지부가 지역별 의료인력 수급을 고려해 전북 지역 대학으로 편입학을 추진하고 있다.
모집방식은 면접, 학점 등 대학별 자체 심사기준으로 선발하되 학생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필기시험은 치르지 않고, 편입학 전형료도 받지 않는다.
편입학이 가능한 대학은 선발 기준과 시기 등 자체 모집요강을 한국사학진흥재단과 개별 홈페이지에 공고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모집정지 조치로 서남대 정시모집 지원이 불가능하다고 강조하고, 이미 대입정보포털과 교육청을 통해 폐교 가능성을 안내했음에도 수시모집에 지원한 학생들(274명)은 타 대학 전형을 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교육부는 또, 서남대 교직원들이 폐교에 반발해 기말고사·성적 처리를 하지 않고 기숙사가 문을 닫는 등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며 재학생의 학습권을 위해 내년 2월까지 학사운영을 해달라고 서남대 측에 요청했다.
교육계와 의료계의 관심이 높은 의대 정원(49명)의 경우 2019학년도 신입생 정원은 한시적으로 전북지역 대학에 배정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다만, 보건복지부가 국립보건의료대학 설립을 추진하는 데다 전남지역에서도 의대 설립을 바라고 있어 서남대 의대 정원을 둘러싸고 상당 기간 진통이 이어질 전망이다.
서남대가 폐쇄명령을 받으면서 2000년대 들어 문을 닫았거나 내년 2월까지 닫을 대학(전문대 포함)는 15곳으로 늘어난다. 11곳은 폐쇄명령을 받았고, 4곳은 자진 폐교했다.
앞서 지난 10월에는 한중대와 대구외대에도 학교 폐쇄와 2018학년도 학생 모집 정지 명령이 내려진 바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앞으로 관계 법령에서 정한 학사운영 방법 등을 위반하고 양질의 교육을 기대하기 어려운 대학에 대해서는 강력한 구조조정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cind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