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무 "유사시 北핵무기 확보가 가장중요…中과 비상계획 논의"(종합)
"中, 北대량난민 발생 대비조치 준비중", "美, 北 진입시 38선 통해 복귀 약속"
틸러슨, 애틀랜틱카운슬-국제교류재단 행사서 中과 논의한 내용 전해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이승우 특파원 = 북한에서 불안정한 사태가 발생할 경우 어떻게 북한의 핵무기를 확보할 것인가를 포함한 비상계획을 미국과 중국의 고위 관리들이 논의했다고 렉스 틸러슨 미 국무부 장관이 12일(현지시간) 밝혔다.
그는 또 중국이 북한에서 대량의 난민이 발생할 경우에 대비한 조치를 준비 중이라는 사실을 미국 측에 알렸으며, 미국은 유사시 미군이 휴전선을 넘어 북한에 가야만 하더라도 반드시 한국으로 복귀하겠다는 점을 중국 측에 약속했다고 전했다.
미 국무장관이 북한의 급변사태시 대처에 대해 이처럼 구체적 구상을 밝힌 것은 처음이어서 북한의 반응이 주목된다.
틸러슨 장관은 이날 워싱턴DC에서 미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과 국제교류재단이 공동 주최한 '환태평양 시대의 한·미 파트너십 재구상' 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틸러슨 장관은 "그것이 일종의 불안정한 상황을 유발한다면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그들(북한)이 이미 개발한 핵무기를 확보하고, 핵무기를 가져서는 안 될 사람들의 손에 반드시 아무것도 떨어지지 않도록 보장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날 발언은 미국이 중국과 북한에 관한 '컨틴전시 플랜'(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비상대응계획)을 논의했다는 점을 미 정부 관료가 사실상 처음으로 공식 인정한 것이라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한국전쟁 당시 북한의 편에 서서 미국과 싸운 중국이 이제는 미국과 북한 관련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는 사실도 주목된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올해 들어 여러 차례 중국과 고위급 대화를 진행했으며, 지난달 말에는 미중 고위 장성들이 머리를 맞대고 양국 군이 위기 시 어떻게 연락을 주고받을지에 관한 이례적인 대화를 나눴다.
틸러슨 장관은 조지프 던퍼드 미 합참의장이 참여한 중국과의 대화가 진행돼왔다는 사실을 소개하고 "(북한) 난민의 대량 흐름"을 언급하면서 "중국은 그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 위협이 아주 중대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면 관리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중국은 이미 준비 행동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우리는 (북한) 정권 교체나 붕괴를 추구하지 않는다"면서 "중국과의 대화에서 우리는 38선을 넘어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우리가 그들과 한 약속"이라며 휴전선 이남으로 돌아가겠다는 뜻을 거듭 강조했다.
틸러슨 장관은 "우리의 유일한 목표는 한반도의 비핵화이며 이를 통해 북한 주민들을 위한 더 좋은 상황을 창출하기 위해 노력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것이 전부"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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