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선두 멕시코 좌파 대선후보 출사표…"복지 확대"
로페스 오브라도르 모레나당 예비후보 등록…지방분권, 고령연금 확대 등 공약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좌파 정당 후보로 지지율 선두를 달리는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64)가 내년 7월에 치러질 대선 출마를 공식화했다고 라 호르나다 등 현지언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는 이날 청년과 농부, 영세민과 노년층에 대한 복지 지출을 늘리겠다고 약속하며 모레나(MORENA·국가재건운동) 당의 대선 예비 후보로 공식 등록했다.
일명 암로(AMLO)로 불리는 로페스 오브라도르는 최근 실시된 여러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다른 후보보다 10%포인트 안팎 앞서고 있다.
그는 여당인 제도혁명당(PRI) 후보로 나설 것이 유력시되는 안토니오 메아데 전 재무장관과 좌우 야당연합 후보인 리카르도 아나야 등과 경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로페스 오브라도르는 저렴한 비료 공급, 자급자족을 위한 농산물 생산 가격 유지, 군경 합동 국가수비대 창설, 미취업 청년을 위한 무상 직업교육, 고령연금 확대 등을 공약했다.
그는 구체적인 재원 마련 방안을 제시하지 않았지만, 기회가 날 때마다 만연한 부패를 없애고 낭비 요소를 줄여 복지 재원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암로는 대미 관계와 관련해서는 양국 간 우호 관계를 모색하겠지만 인종주의적이며 패권주의적인 오만한 태도는 수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12개 안팎의 부처와 국영 석유 기업인 페멕스와 같은 연방기관의 지방 이전도 약속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는 "연방정부는 분권화될 것"이라면서 "휘발유 등 연료 가격을 인상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갱생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마약 관련 범죄자를 사면하겠다는 구상에 대해서는 "폭력을 억제하고 국민을 위한 평화를 보장하는 것이 유일한 목표"라면서 "범죄 피해자들과 논의할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암로의 대권 도전은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 2006년과 2021년 출마했지만 우파 후보에게 근소한 차로 패했다. 그는 당시 선거부정을 주장하며 결과에 승복하지 않았다.
암로는 멕시코시티 시장을 역임하면서 민족주의에 기반을 둔 온건한 정책으로 대중의 지지를 받았으나 우파 정적들은 그를 베네수엘라의 복지 포퓰리즘을 추종하는 급진적 인물로 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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