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기후변화와의 싸움서 인류가 지고 있다"…분발 촉구

입력 2017-12-13 01:32
마크롱 "기후변화와의 싸움서 인류가 지고 있다"…분발 촉구

파리기후협정 2주년 국제회의서 연설…"트럼프 대통령, 파리협정 복귀 기대"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기후변화와의 싸움에서 인류가 패배하고 있다면서 보다 강도 높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크롱은 이날 프랑스 정부와 유엔, 세계은행이 파리 기후협정 체결 2주년을 기념해 파리에서 개최한 '원 플래닛 서밋' 연설에서 "우리가 여기서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싸움에선 지고 있다. 충분한 속도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각국과 기업들의 지구온난화 대처 노력이 충분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그는 "(기후변화로 피해가 발생하면) 모두의 책임이 될 것이기에 우리는 당장 행동에 나서야 한다. 나중에 몰랐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올해의 '매우 나쁜 뉴스'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파리 협정 탈퇴선언을 거론하고 미국에 탈퇴 결정을 재고해달라고 요구했다.

앞서 마크롱은 CBS 방송과 인터뷰에서 "그가 (파리 협정으로) 돌아오기로 하면 환영하겠다. 내 친구 트럼프 대통령이 몇 달 혹은 몇 년 뒤 마음을 바꿀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마크롱은 이날 회의에 참석한 세계 각국의 정치지도자들과 기업가들에게는 기후변화와 관련한 목표를 구체적으로 설정하고 집행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아울러 지구온난화에 대처하는 유일한 길은 세계 각국의 지도자들이 약속을 지키는 것이라면서 "좀 더 빨리 행동에 나서서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프랑스 정부는 수억 달러가 투입되는 총 12개의 기후변화 국제 프로젝트도 발표했다.

캘리포니아 등 미국의 8개 주 정부가 참여하는 전기차 개발, 허리케인의 피해를 본 카리브 해 지역에 대한 투자기금 조성,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주 빌 게이츠가 거액을 쾌척해 조성한 기후변화에 대응 농업 기금 등이 포함됐다.

파리 근교 불로뉴 비앙쿠르 센강변의 공연장 '라 센 뮈지칼'에서 열린 이번 회담에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등 정치지도자들과 빌 게이츠, 일론 머스크 등 기업인들이 다수 참여해 기후변화 대처 의지를 되새겼다.

파리 기후협정은 범지구적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2015년 12월 12일 파리에서 체결된 국제협약으로, 지구의 평균 기온을 산업화 이전 시기보다 2℃ 이상 낮추는 것을 목표로 당사국들의 온실가스 감축 일정을 명시했다.

체결 당시 195개국이 참여했지만, 미국 정부는 트럼프 집권 뒤 협정 내용이 미국에 불리하다며 지난 6월 탈퇴를 선언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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