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스리랑카 항구 운영권 획득…'일대일로' 날개

입력 2017-12-12 18:17
中, 스리랑카 항구 운영권 획득…'일대일로' 날개

(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중국이 스리랑카 남부 함반토타 항구 운영권을 마침내 인수했다.

12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중국 국영 항만기업 자오상쥐(招商局)는 지난 9일 스리랑카에 항구운영 합작법인 지분 70% 인수금액 11억2천만 달러(1조2천230억 원) 가운데 1차분 2억9천200만 달러를 지급하고 99년 임차 조건으로 항구 운영권을 인계받았다.

망갈라 사마라위라 스리랑카 재무장관은 자오상쥐가 1달 이내에 1억 달러를 추가 지급할 것이며 6개월 이내에 5억8천500만 달러를 더 지급할 예정이라고 의회에 설명했다.

스리랑카는 앞서 중국으로부터 차관을 도입해 지난 2010년 함반토타 항구를 건설했다.

하지만 상업적 이용이 저조해 적자가 쌓이자 스리랑카 항만공사는 지난해 항구 지분 80%를 자오상쥐에 매각하고 앞으로 99년간 항구 운영권을 이전하기로 했다.

그러나 스리랑카 내에서 국부유출과 주권 훼손 등 강한 반대 여론이 일자 올해 7월 양국은 합작법인을 설립하되 중국 측 지분 비율을 낮추고 장기적으로 양국 합작비율을 50대 50으로 하기로 재합의했다.

자오상쥐는 지분 인수금과 별도로 6억 달러를 투자해 항구를 개선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이미 스리랑카 남서부 콜롬보 항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데다 이번에 함반토타 항구 운영권까지 획득하면서 인도양에서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에 속도를 내게 됐다.

중국은 앞서 동아프리카 지부티에 첫 해군기지를 구축했으며 페르시아만 초입에 있는 파키스탄 과다르에도 장기 임차 방식으로 자국 무역항을 확보하는 등 인도양의 거점을 확대하고 있다.

이런 중국의 영향력 확장에 인도 등 국가에서는 비판적인 목소리도 제기된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인도지사의 콘스탄티노 자비에르 연구원은 "중국은 통상적으로 현지 파트너를 구한 뒤 장기적으로 볼 때 해당 국가에 손해가 되는 투자 계획을 받아들이게 한 다음, 그 부채를 활용해 전체 프로젝트를 모두 취득하거나 그 국가에 대한 정치적 지렛대로 삼는다"고 지적했다.



ra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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