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무중' 부산시장 선거 연말연초 관전 포인트는
오거돈·김영춘·이호철 행보 또는 역할 어떻게
한국당은 서병수 향후 거취·제3인물 등장 관심
(부산=연합뉴스) 이종민 기자 = 연말 연초를 맞아 내년 6·13 지방선거를 겨냥한 부산시장 후보군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지만 여전히 안개 정국이다.
더불어민주당은 20여년 만에 첫 지방권력 교체 기회를 맞아 후보 간 경쟁이 시작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는 반면 자유한국당은 홍준표 대표의 서병수 현 시장 '찍어내기' 의도가 노골화되면서 더욱 혼돈 속으로 빠져드는 형국이다.
13일 양당 부산시당과 지역 정가에 따르면 민주당 쪽에서는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 정경진 전 부산시행정부시장 등 4명으로 후보가 압축되는 분위기다.
민주당 후보 진영에서는 오거돈 전 장관의 민주당 입당 여부가 관심사다.
그는 그동안 두 차례 입당을 고려하다 직전에 그만뒀다.
입당하면 후보 경선에서 권리당원 확보가 거의 전무한 그가 최종 후보를 거머쥐기가 쉽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는 분석이다.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가 부산 CBS의 의뢰로 지난 9∼10일 성인 809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95% 신뢰 수준, 표본오차 ±3.5%포인트) 부산시장 적합도 조사에서 무소속 오거돈 전 장관이 17.9%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17.4%),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15.1%), 한국당 서병수 현 부산시장(13.2%) 순으로 나타났다.
무소속으로도 1위를 차지한 것은 오 전 장관의 저력과 인지도가 만만치 않음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민주당에 입당할 경우 지지도는 더 올라갈 수 있다는 게 지역 정가의 분석이다.
오 전 장관의 한 측근은 "오 전 장관이 최근 다시 민주당 입당을 신중히 고려 중이고 경선에서도 어느 정도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며 "입당 결심이 서면 그 시점은 그렇게 늦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불쏘시개' 역할을 자임하고 부산시장 선거에 관심을 보여온 이호철 전 수석의 페이스메이커 역할이 어디까지 이어질지도 관심사다.
부산지역 정가 일각에서는 이 전 수석이 부산시장 선거판에서 끝까지 완주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 경선 분위기를 띄우는 그의 역할이 끝나면 뒤로 물러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리얼미터 조사에서 두 자릿수의 높은 지지율을 보임에 따라 완주할 수도 있다는 게 지역 정가의 분석이다. 향후 여론조사 추이에 따라 그의 행보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영춘 장관의 거취도 주목된다.
그는 처음에는 부산시장 선거에 별 뜻이 없다는 입장을 보였으나 최근 출마를 신중히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민주당 공조직 내부에서 그의 출마를 강하게 권유하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김 장관이 출마를 결심한다면 세월호 문제 등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는 내년 2월 말이나 3월 초가 장관 사퇴의 적기로 보인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입후보 제한을 받는 자의 사직 기한은 3월 15일이다.
그가 장관직을 사퇴하고 경선에 뛰어들면 민주당 후보간에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정경진 전 부시장은 그의 지지모임 '포럼 부산삐'의 지원을 받으며 경선까지 완주할 것으로 점쳐진다.
그러나 상황에 따라 부산진구청장 출마로 행보를 바꿀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당에서는 서병수 시장의 거취와 홍 대표 측에서 띄우려는 안대희 전 대법관과 장제국 총장이 부상할지 관심사다. 친홍 핵심인 이종혁 최고위원의 부산시장 도전 또한 어떤 결과를 낼지도 볼거리다.
홍 대표는 지난달 중순 부산을 방문해 "현역은 재신임도를 측정해 본선에 나가 당선이 확실할 때는 그냥 공천하고, 만약 본선에서 어렵다고 판단되면 그 현역을 바로 배제하고 신인들 중에서 경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의 이 같은 공천 가이드라인이 적용될 경우 서 시장은 향후 매우 어려운 처지에 놓일 수도 있다.
만일 서 시장이 경선에서 배제될 경우 한국당의 부산시장 경선 정국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혼돈 속으로 빠져들 공산이 크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후보연대를 추진하기로 해 과연 어떤 통합후보를 낼지 궁금증을 더해 준다.
ljm70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