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노동자, 월급 깎이거나 떼이는 일 줄어든다
(세종=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정부가 12일 발표한 '건설산업 일자리 개선대책'은 건설 현장의 고질적인 병폐인 임금체불을 해결하기 위해 발주자가 근로자에게 직접 임금을 지급하고 1천만원까지 임금을 보장해주는 내용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공사가 다단계 도급 과정을 거치면서 근로자에게 가야 할 임금이 깎이거나 다른 용도로 전용되는 것을 막고, 건설사 부도 등의 상황에서도 임금의 일정액을 보장해준다는 것이다.
◇ 다단계 도급에도 건설 근로자 임금은 지킨다
국토교통부와 고용노동부 등은 공공공사에서 발주자가 건설 근로자에게 임금을 직접 지급하게 하고자 전자적 대금지급시스템 사용을 전면 확대하기로 했다.
이 시스템은 건설사가 공사대금 중에서 임금과 하도급대금 등을 임의로 인출하는 것을 막고, 근로자 계좌로 임금을 송금하는 것만 허용하는 식으로 근로자 임금의 전용을 막는다.
현재 가동 중인 시스템은 조달청의 '하도급지킴이', 서울시의 '대금e바로' 등이 있다.
현재 국토부와 산하기관 공사의 17.6%만이 하도급지킴이 등 전자적 대금지급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는데, 이달부터 국토부 산하 공사에 바로 적용하고 내년에는 5천만원 미만 소액공사를 제외한 모든 공공공사에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건설산업기본법과 전자조달법 등 법령 개정을 추진하고, 법 개정 이전에도 인센티브 부여 등을 통해 공공기관에 도입을 장려한다.
임금지급보증제도 도입된다.
건설사 부도나 파산, 건설업자의 고의 잠적 등으로 인한 임금체불을 방지하기 위해 근로자의 임금을 최고 1천만원까지 보증해준다.
5천만원 미만 종합공사나 1천500만원 이하 전문공사를 제외한 모든 공공·민간공사에서 전문건설공제 등 보증 가입이 의무화된다.
건설 근로자 3개월 임금인 1천만원까지 보장되며 보증 수수료는 발주자가 부담한다.
또 미국 등지에서 시행 중인 적정임금제(Prevailing Wage)를 도입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이는 다단계 도급 과정에서 건설 근로자 임금이 삭감되지 않고 발주자가 책정한 인건비 이상을 건설사가 근로자에게 지급하도록 의무화하는 제도다.
국토부는 2년간 매년 10개 내외의 산하기관 건설 현장에서 시범사업을 벌이고 2020년부터 본격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 건설기계 1인 사업자도 퇴직공제 받는다
국토부는 덤프트럭 등 27종의 건설기계 대여업 종사자들의 권익을 높이기 위해 건설근로자 퇴직공제 당연 가입 특례를 허용할 방침이다.
건설기계 대여업체 중 사실상 근로자와 유사한 1인 사업가는 13만명에 달한다.
<YNAPHOTO path='C0A8CA3D00000160497C46CD0001CBC0_P2.jpeg' id='PCM20171212000125887' title='건설 노동자' caption='[게티이미지뱅크 제공=연합뉴스]' />
대여업자가 보수를 떼이는 것을 방지하고자 대여대금 보증 방식을 현행 계약건별에서 현장 단위로 바꾼다.
건설 근로자의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고자 공사비의 국민연금, 건강보험 반영요율을 기존 2.5%에서 4.5%로 인상한다.
이는 건설 근로자의 건강보험 등 직장 가입 요건 근무 일수가 현행 20일 이상에서 내년 말 8일 이상으로 완화되는 데 따른 조치이기도 하다.
민간 공사에서는 보험 등 가입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점검하는 납부확인제도 도입된다.
건설 근로자 퇴직공제부금 일 납입액도 기존 4천200원에서 5천원으로 인상하고, 대상 공사도 '공공 3억원, 민간 100억원 이상'에서 '공공 1억원, 민간 50억원 이상'으로 넓힌다.
국토부는 화장실과 탈의실 등 건설 현장의 편의시설 설치 기준도 세분화하고 기준 준수 여부도 점검할 방침이다.
설계·엔지니어링 업계의 일자리 개선도 추진된다.
발주사는 턴키나 민자사업 입찰 시 시공사가 설계사에 대가를 제대로 지급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게 된다.
국토부는 공사 입찰에서 가격 외에 기술력도 함께 보는 종합심사낙찰제도를 기존 시공 단계에서 설계·엔지니어링 단계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YNAPHOTO path='PYH2017121117110001301_P2.jpg' id='PYH20171211171100013' title='일자리 확대 방안 논의하는 관계자들' caption='(서울=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왼쪽 세번째부터)와 이용섭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이 1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건설산업 일자리 대책 당정청 협의에서 관계자들과 논의하고 있다. jeong@yna.co.kr' />
◇ 숙련 인력 확보
건설 근로자가 경력이 높아짐에 따라 임금 수준도 높이고 정규직 채용 기회도 얻을 수 있도록 건설기능인등급제를 도입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이를 위해 건설근로자공제회, 고용보험공단 등으로 분산된 건설 근로자 정보를 공제회로 일원화하고 경력, 자격, 훈련 정도 등을 반영한 직종별 등급 분류체계를 마련한다.
건설사가 우수 기능인력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건설업 등록기준과 시공능력평가 등에 관련 내용을 반영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건설 근로자의 경력 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전자카드나 지문인식 등을 통한 전자적 근무관리시스템을 건설 현장에 도입한다.
국토부는 세부 시행계획을 수립해 내년 하반기부터는 국토부 소관 300억원 이상 신규 발주 공사에서 선도적으로 시행할 방침이다.
불법 외국인 인력을 퇴출하기 위해 현장에 대한 단속도 강화된다.
정규직 채용 규모를 늘리는 등 고용 우수 건설업체에 대해서는 시공능력평가에서 가산점을 주는 등 인센티브도 부여된다.
국토부는 업역 간 규제 개선, 건설업의 해외진출 지원, 설계·엔지니어링 역량 강화 등을 골자로 하는 '건설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조속히 마련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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