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파는 부산, 반대파는 광주…제 갈길 가는 국민의당(종합)

입력 2017-12-12 16:58
수정 2017-12-12 17:17
통합파는 부산, 반대파는 광주…제 갈길 가는 국민의당(종합)



국민통합포럼에 안철수·유승민 출동…시도당별 연대 시도 '꿈틀'

평화개혁연대, 구당초 포섭하며 광주 토론회로 맞불…전운 고조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바른정당과의 통합 논의를 둘러싼 국민의당 내홍 양상이 임계점을 넘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통합파인 국민통합포럼은 영남에서, 반대파인 평화개혁연대는 호남에서 각각 독자 행사를 개최키로 해 주목된다.

찬반 양측의 독자적인 움직임이 가속화하면서 이들이 서로 분당 사태를 염두에 두고 세 규합을 위한 물밑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2일 국민의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국민의당·바른정당 의원 모임인 국민통합포럼은 오는 14일 오후 부산에서 '부산·울산·경남 지역경제 발전방안'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에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가 함께 참석해 통합 분위기를 띄울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포럼 측이 염두에 뒀던 행사 장소는 광주였지만, 최근 통합론을 둘러싼 내부 갈등에 더해 통합파인 박주원 최고위원이 '김대중 전 대통령(DJ) 비자금 의혹'의 제보자라는 논란이 불거지면서 지역 민심이 악화된 가운데 부산으로 변경했다.

특히 부산의 경우 중앙당 차원의 논의와 별개로 양당 부산시당이 지난 11일 정책연대에 이어 내년 6·13 지방선거 후보를 공동으로 발굴하겠다며 선거연대까지 선언하는 등 통합 논의가 매우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지역이어서 이번 행사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장 일각에서는 양당 대표의 이번 포럼 참석을 계기로 통합 논의가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 부산뿐 아니라 양당의 대전시당 당직자들도 지난 주말 보문산을 함께 오르며 친목을 다지는 등 지역 차원에서의 연대 시도가 꿈틀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안 대표 측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중앙당의 별도 지침이 없는데도 각 시도당별로 양당 간 교류와 협력을 해보자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면서 "밑바닥에서부터 연대와 통합의 분위기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호남 중진의원들을 주축으로 하는 반대파 진영에서도 세몰이를 본격화하면서 양측 간에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평화개혁연대는 13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국민의당 정체성 확립을 위한 평화개혁세력의 진로와 과제'를 주제로 토론회를 연다.

평화개혁연대 준비모임 간사를 맡은 조배숙 의원을 비롯해 천정배·박지원·박주선·정동영·김동철·장병완·이상돈·최경환·박주현·김경진 의원 등 호남계 중진과 비례대표 초선까지 한자리에 모여 통합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모은다는 계획이다.



또 평화개혁연대는 토론회 다음 날인 14일에는 초선의원 10명의 모임인 '구당초'(당을 구하는 초선의원)와 오찬을 겸한 연석회의 자리를 마련해 당의 진로를 놓고 머리를 맞댄다는 계획이다.

애초 구당초는 안 대표의 통합 드라이브에 강력히 반발하면서도 당내 갈등이 분열로 치달아서는 안 된다며 평화개혁연대 활동 참여에는 유보적인 태도를 취해왔지만, 이번 회동을 계기로 두 모임이 '반안'(反安·반안철수) 공동전선을 형성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통합 반대파 진영에서는 안 대표가 이끄는 당 지도부의 리더십에도 강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용주 의원은 cpbc 라디오에 출연, 안 대표의 재신임을 물어야 하느냐는 질문에 "당내 논란과 이견을 명확히 하는 절차, 즉 리더십에 대한 재확인 절차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낮 바른정당이 국민의당과 먼저 합친 뒤 자유한국당과의 통합을 단계적으로 모색할 것이라는 관측이 언론에 보도되자 호남 중진들은 더욱 거세게 반발했다.

천정배 전 대표는 트위터에 "바른정당과의 통합은 반민심, 반개혁, 적폐통합의 길임이 분명해졌다"면서 "안 대표는 통합시도를 당장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지원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국민의당이 뉴라이트 세력의 제물로 바쳐지고, 보수세력 부활의 길을 열어준다면 역사에 큰 죄를 짓는 것"이라면서 "안 대표는 지금이라도 현실을 제대로 보고 통합 추진을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당내에서는 통합 논란이 분열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며 양측이 모두 자제해야 한다는 쓴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이날 중진의원들과 조찬모임을 하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호남과 정치세력들이 다 떨어져 나가는데 그런 통합이 무슨 놈의 통합인가"라며 안 대표를 직격하는 동시에 반대파 일각의 '안철수 재신임' 요구에 대해서도 "선출된 당 대표를 인정하지 않고 뒤에서 비판만 하는 것도 올바른 것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주승용 전 원내대표도 "안 대표 의지는 확인했지만, 아직 통합을 밀어붙일 것은 아니다"면서 "시간을 두고 하게 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통합 속도조절론을 폈다.

d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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