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방문 푸틴, 엘시시와 회담…"협력강화·국제현안 논의"

입력 2017-12-12 00:58
이집트 방문 푸틴, 엘시시와 회담…"협력강화·국제현안 논의"

이집트 첫 원전 러 건설 계약 이행 착수키로…"이-팔 직접 대화재개 지지"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이집트를 방문해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양자 협력 강화 방안 및 국제 현안을 논의했다고 타스 통신 등이 전했다.

이날 시리아 북서부 흐메이밈 공군기지를 전격 방문한 뒤 이집트에 도착한 푸틴 대통령은 엘시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후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회담 결과를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이집트 최초의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하고 원전 기술도 이전하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러시아 원자력공사(로스아톰) 사장과 이집트 전력에너지 장관은 이날 양국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집트 최초의 '엘다바아' 원자력 발전소 건설 계약 발효 의정서에 서명했다.

양국은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서 북서쪽으로 130km 떨어진 마트루주 엘다바아 지역에 4기의 원자로로 구성될 원전을 2028년 무렵까지 건설하기로 하고 곧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러시아는 210억 달러(약 23조원)로 추산되는 원전 건설비의 85%를 차관 형식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양국은 또 약 70억 달러를 투자해 이집트 내에 러시아 산업 단지를 조성하는 사업과 러시아 곡물을 안정적으로 이집트로 공급하기 위한 방안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이집트가 그동안 자국 공항 안전 수준 제고를 위해 많은 일을 했다면서 조만간 양국 직항노선 운항 재개를 위한 정부 간 의정서를 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지난 2015년 11월 이집트 샤름엘셰이크를 출발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로 향하던 자국 여객기가 시나이 반도 상공에서 테러로 추락하면서 탑승객 224명 전원이 숨진 사고가 발생한 뒤 직항노선을 중단했다.

양국은 이 밖에 군사기술 분야 협력도 확대하기로 했다.

푸틴과 엘시시 대통령은 또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시리아 내전, 리비아 문제 등 국제 현안도 논의했다.

푸틴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공식 인정하면서 야기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격화와 관련 "예루살렘 지위를 포함한 모든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팔레스타인-이스라엘 간 직접 대화 재개를 지지한다는 것이 양국의 공통된 입장"이라고 소개했다.

엘시시 대통령은 지난 수십 년간에 걸쳐 러시아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해결을 위해 한 역할을 높이 평가하면서 "푸틴 대통령은 예루살렘의 현 지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확인했다"고 전했다.

푸틴은 이어 시리아 내전 사태 해결 방안과 관련 "엘시시 대통령과 시리아 위기의 장기적이고 정치적인 해결을 지원하는 데 공조하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엘시시 대통령은 "시리아 평화 협상 조건을 만들기 위해 '긴장완화지대'(안전지대)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데 공감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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