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영상위 '해산' 수순에 영화계 반대 목소리…직원들은 '찬성'

입력 2017-12-11 18:15
제주영상위 '해산' 수순에 영화계 반대 목소리…직원들은 '찬성'

제주문화콘텐츠진흥원 내년 2월 개원 예정

(제주=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제주도가 내년 2월을 목표로 제주영상위원회와 아시아CGI창조센터, 제주테크노파크의 ICT 분야 콘텐츠 진흥을 총괄할 제주문화콘텐츠진흥원 개원을 추진하는 가운데 제주영상위원회 해산을 놓고 지역 영화 관계자들의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제주영상위원회 해산 반대 범영화인 대책위원회는 11일 오후 제주시 연동 하워드존슨 호텔에서 '제주영상위원회 진흥 전략 방안 설명회'를 열어 제주영상위원회의 존치 필요성에 관해 토론했다.

발표자로 나선 안영진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대표는 "ICT 콘텐츠 육성이라는 미명 아래 독자적 고유성을 가진 각각의 문화 장르를 인위적으로 통합해 육성한다는 정책은 이명박 정권 초기에 시작돼 지난 10년간 실패를 거듭해 왔다"며 "지난 15년간 가치를 인정받아온 제주영상위원회를 해체한다면 제주도와 국내의 영화·영상 산업에 큰 손실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제주도는 제주영상위원회의 존립과 운영, 청산의 사안에 대해 공론화와 협의 과정도 없이 해산을 강행하려 하고 있다"며 비민주적이고 졸속한 통합 시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제주영상위원회 이사 출신인 고혁진 제주영상위원회 해산 반대 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영화 관련 학과 졸업생 배출이 이뤄지지 않는 제주의 현실에서 제주영상위원회의 영화 영상 전문 교육과정은 미래 제주의 영화인력 양성의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며 독립 기구로서의 제주영상위원회 존치 필요성을 강조했다.

변성진 제주독립영화협회 사무국장은 "제주영상위원회는 영화 창작의 불모지였던 제주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독립영화의 산실이 되도록 했다"며 "문화산업 전반을 다루는 제주문화콘텐츠진흥원이 제주영상위원회를 흡수하게 될 경우 열악한 지역의 영화생태계가 위축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제주영상위원회 직원들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장르 융합을 통한 시너지 극대화를 추구하는 제주도의 제주문화콘텐츠진흥원 설립 취지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도가 조속히 행정절차를 밟아나갈 것을 촉구했다.

제주콘텐츠진흥원의 출범을 전제로 내년 제주영상위원회 예산이 제주콘텐츠진흥원 예산으로 이관된 것으로 알려졌다.

jiho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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