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오송역 명칭 변경 나선 청주시…'세종' 들어갈까

입력 2017-12-11 16:19
KTX 오송역 명칭 변경 나선 청주시…'세종' 들어갈까

명칭 개정 추진위 공식 출범…'청주 오송역','오송·세종역' 물망

(청주=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KTX 오송역의 명칭이 결정된 것은 7년 전인 2010년 7월 30일이다. 당시는 청원군과 청주시가 통합되기 전이었던 터라 '청주'라는 명칭을 넣는 것이 설득력 없어 보였다.



청주시가 '청주 오송역'을 제안했지만 한국철도공사 역명 심의위원회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송역 소재지인 청원군의 반대도 컸다. 결국 청원군의 요구를 받아들여 역이 위치한 '오송리' 지명을 따 '오송역'으로 확정했고, 그해 11월 오송역이 준공됐다.

그러나 논란 끝에 정해진 오송역 명칭을 바꾸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오송역이 어디인지를 외지인들이 모른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요구가 커지자 결국 청주시가 나섰다.

청주시는 11일 15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KTX 오송역 명칭 개정 추진위원회'를 발족했다.

위원장은 유철웅 충북민간사회단체총연합회장이, 부위원장은 손세원 충청대 부총장과 신인성 오송읍 주민자치위원장이 맡았다.

출범식에서 이범석 청주시장 권한대행은 "오송역은 국내 유일의 고속철도 분기역이며, 국가 X축 고속철도망의 중심축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위상에 걸맞는 역명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청주시가 오송역 명칭 변경에 적극적인 데는 또 다른 이유도 있다. KTX 세종역 신설 움직임과 맞물려 있는 것이다.

2013년 2월 국토교통부가 세종시에 KTX 역을 신설하는 '제2차 국가 철도망 계획'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진 것이 자극제가 됐다.

논란이 일자 국토부가 "그런 계획이 없다"고 발을 뺐으나 KTX 세종역 신설 논란은 이듬해 6월 지방선거가 치러지기 전까지 충청권을 뜨겁게 달궜다.

그러다가 청주와 청원이 합쳐진 통합 청주시가 출범한 2014년 8월부터 오송역 명칭 개정 여론이 급부상했다.

세종역 신설 주장을 잠재우기 위해 아예 '청주오송·세종역'으로 바꾸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세종이라는 명칭을 넣기 위해서는 세종시의 '동의'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게 청주시의 분석이다. 세종역 신설을 원하는 세종시가 받아들일 리 없다는 것이다.

청주시는 KTX 오송역 명칭 개정 추진위원회 주관으로 여론조사를 실시, 새로운 명칭을 정한 뒤 청주시 지명위원회에 심의를 요청하게 된다.

절차가 마무리되면 한국철도시설공단에 역명 개명을 요청하고 국토부 역명 심의위원회 의결을 거쳐야 한다.

청주시는 '청주 오송역'이라는 명칭이 철도시설공단과 국토부를 통과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세종'을 넣으려는 욕심은 포기하지 않고 있다.

역사명 앞에 지자체 명칭이 붙은 KTX 역 중에는 '광주 송정역'이나 '평택 지제역'이 있다.

시 관계자는 "KTX 오송역 이용객이 연간 600만명을 넘어서며 전국 KTX역 중 9번째로 높은 이용률을 보이고 있다"며 "시민이 공감하는 명칭으로 개정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k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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