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 타워크레인 기종 국내 5대뿐…"무게중심 잡기 까다로워"
고용노동부 "사고원인 밝히기 위해 크레인 구조 연구 중"
(용인=연합뉴스) 최해민 권준우 기자 = 경기 용인 물류센터 신축공사 현장에서 붕괴한 타워크레인이 국내 5대밖에 없는 특이 기종으로 확인됐다.
사고 원인 조사에 나선 고용노동부는 먼저 이 크레인 기종의 구조를 연구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11일 국토교통부와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국내 등록된 타워크레인은 총 6천74대로, 이번에 붕괴한 MD1100 기종은 5대(0.08%)에 불과하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되는 크레인은 상당수가 독일 립헬(Liebherr)사에서 제작된 것이나, 사고 기종은 프랑스 포테인(potain)사에서 만들어졌다.
사고 크레인이 국내에서 주로 사용되는 기종과 다른 점은 무엇보다 인상작업(telescoping) 방식에 있다.
MD1100은 마스트 위쪽에 'ㄷ'자 형태의 부품 여러 개를 둘러싸 결합한 뒤 안쪽에 있는 좁은 마스트(보조 기둥)를 위로 한 칸 들어 올리는 방식으로 상부 지브를 인상한다.
국내 많이 쓰이는 기종들은 완성된 새 마스트 1개단을 훅(고리)으로 걸어 올려 마스트와 운전석 사이 텔레스코핑 케이지에 끼운 뒤 실린더로 상부를 들어 올리는 방식이다.
또 인상작업 시 MD1100 기종은 작업자가 마스트를 핀으로 고정하기 위해 일일이 해머로 쳐야 하지만, 립헬 계열 기종은 전동공구를 이용해 볼트로 조이면 된다.
일각에선 MD1100 기종이 무게중심을 잡는 것이 좀 더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권오성 타워크레인설해체노동조합 지도위원은 "MD1100 기종은 인상작업을 위해 무게중심을 잡을 때 다른 기종보다 더 세밀하게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라며 "국내에서 주로 쓰이는 기종은 1∼2m가량 오차가 있어도 무게중심이 잡혀 작업이 가능한데 MD1100은 이런 오차 여유가 없다"라고 전했다.
작업 방식이 완전히 다른 데다, MD1100 기종 자체가 국내에 몇 대 되지 않기 때문에 사고 원인을 조사하는 고용노동부 등은 해당 크레인의 구조를 먼저 익히는 데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용부 관계자는 "이런 구조의 크레인은 처음 본다"라며 "사고원인을 조사하기 전에 먼저 해당 크레인의 구조부터 공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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