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일리 "트럼프 성추행 의혹 제기한 여성도 경청해야"
대통령 두둔하는 백악관·공화당과 이견 표출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트럼프 정부의 차기 국무부 장관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니키 헤일리 주유엔 미국대사가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의 말에 경청해야 한다고 밝혔다.
10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헤일리 대사는 이날 CBS의 '페이스 더 네이션'(Face the Nation)과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성추행 의혹이 "해결된 문제"(settled issue)라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우리 모두 이들을 들을 의지가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해 대선 기간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여성들에 대한 백악관의 공식 입장과 반대되는 것이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들 여성의 의혹 제기는 거짓말이며 미국인들은 이런 의혹에도 트럼프 대통령을 선택한 만큼 해결된 문제라고 밝힌 바 있다.
헤일리 대사는 이어 "알다시피 국민이 결정할 문제"라며 "대통령이 당선된 것은 안다. 하지만 여성들은 앞으로 나서는 것에 편안함을 느껴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모두 이들을 들을 의지가 있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을 고발한 사람들을 어떻게 평가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선거 전에 이들의 이야기를 들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어떤 방식으로든 성폭행을 당하거나 학대당했다고 느끼는 여성은 자신의 목소리를 낼 권리가 있다"고 여성 권익을 재차 강조했다.
공화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성추행 의혹에도 국민들이 선택했다며 대통령을 두둔하는 입장이나 민주당은 여전히 대통령의 사임을 촉구하고 있다.
민주당 코리 부커(뉴저지) 상원의원은 이날 앨라배마 주 상원의원 보선후보 지원 유세에서 성추행 논란에 휘말렸다 사퇴한 같은당 소속 앨 프랭컨(미네소타) 상원의원을 언급하며 "앨 프랭컨은 사퇴하는 명예로운 일을 했는데 왜 트럼프 대통령은 더 많은 여성이, 더 심각한 의혹을 제기해도 사퇴하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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