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옥 어깨 위에서 더 높은 세상을 보라" 반크 홍보영상 배포
독립운동가이자 한국인 첫 여성비행사인 선생의 꿈과 패기 조명
반크가 제작한 한국인 첫 女비행사이자 독립운동가인 권기옥의 소개 영상.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사이버 외교 사절단 반크는 한국인 첫 여성 비행사이자 독립운동가인 권기옥(1901∼1988년)의 일대기를 10분 분량의 동영상으로 제작해 유튜브(youtu.be/jugkeNl40aw)에 올리고 이를 SNS로 퍼뜨리는 활동을 전개한다고 11일 밝혔다.
'독립운동가 어깨 위에서 더 높은 세상을 바라보라'라는 제목의 영상은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해 세상을 바꾼 아이작 뉴턴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사람들이 뉴턴에게 "어떻게 그렇게 위대한 업적을 이룰 수 있었나요"라고 묻자 뉴턴은 "내가 더 멀리 보았다면 그것은 거인들의 어깨에 올라서 있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여기서 거인은 앞서 태어난 과학자 갈릴레오, 베이컨, 데카르트, 케플러 등이다.
영상은 뉴턴이 이들의 어깨 위에서 더 높고 더 위대한 세상을 본 것처럼 한국의 청년들도 위대한 독립운동가들의 어깨 위에 올라 더 높은 세상을 바라볼 것을 권유하며 권기옥의 일대기를 소개한다.
권기옥은 북한 평양에 있는 숭의여학교에 다닐 때 비밀 결사 모임인 '송죽회'에 가입해 태극기를 제작하고 애국가를 복사하는 등 독립운동을 했으며 독립 자금을 모금하고 공채를 판매해 임시정부에 송금했다.
평안남도 도청 폭파사건에 가담하고 '평양청년회 여성전도대'를 조직해 활동할 때 일본 경찰들의 감시가 좁혀오자 상해 임시정부로 건너가 임정의 추천으로 운남육군항공학교 1기생으로 입학, 한국인 첫 여성 비행사가 됐다.
중국 공군에서 10여 년간 복무하며 대위까지 오른 그는 1928년 난징(南京)에서 일본 경찰에 체포돼 옥고를 치렀으며 그해 공군에서 함께 활동한 독립운동가 이상정(1896∼1947년)과 결혼했다. 1937년 중일전쟁이 발발하자 국민정부의 피난 명령에 의해 조선민족혁명당 관련자 등 90여 명과 함께 충칭(重慶)으로 건너가 국민정부 육군참모학교 교관으로 한국애국부인회를 재조직해 여성들의 독립사상 고취에 나섰다.
광복 이후 귀국한 그는 초창기 군 조직과 공군 창설에 기여했고, 6·25전쟁 때는 전선을 직접 누비기도 했다. 국방위원회 전문위원, '한국 연감' 발행인, 한중문화협회 부회장을 역임했다.
영상은 "꿈을 가져야 한다. 꿈이 없으면 죽은 자와 다를 것이 없다. 내가 지금 열댓 살이라면 우주비행사를 꿈꿀 것이다. 어느 나라든 젊은이들이 꿈이 있고 패기가 있으면 그 나라는 희망이 있다. 감히 다른 나라가 넘볼 수 없다"는 그의 말을 상기시키며 청년들에게 "권기옥의 어깨 위에 올라 더 높은 세상을 바라보라"고 주문한다.
영상은 히로히토 일왕에 수류탄을 던진 이봉창 의사, 1907년 네덜란드 헤이그의 만국평화회의에 특사로 간 이상설, 이준, 이위종을 소개하면서 끝을 맺는다.
반크는 이 영상을 한국 청소년들의 진로교육과 함께 세계 한글학교 교사와 학생들에게 먼저 알려 나갈 계획이며, 영어 자막을 입혀 세계인에게도 우리의 위대한 독립운동가를 홍보할 예정이다. 또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이 영상을 전파하는 디지털 캠페인도 추진하기로 했다.
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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