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안철수, 지역 갈라치기 안돼…호남에 계란 던지지 말라"
安 "중진 갈등표출 바람직 않아" 비판에 반발…"누가 싸움 부추기나"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국민의당 박지원 전 대표는 11일 안철수 대표가 중도통합론을 둘러싼 내부 갈등과 관련해 호남 중진들을 비판한 데 대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박 전 대표는 전날 밤늦게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안 대표를 향해 "통합을 거론하며 '호남과 비호남 입장이 달라 중재가 어렵다'고 지역 갈라치기를 해서는 안 된다"며 "제발 서툰 계산이 아니라 국민의당을 탄생시킨 호남의 마음을 받들라"고 호소했다.
그는 이어 자신이 전날 지역구인 전남 목포에서 열린 '제1회 김대중 마라톤대회' 도중 '안철수 연대 팬클럽' 소속의 한 중년 여성으로부터 계란을 맞는 봉변을 당한 것을 언급하면서 "호남이 상처 입는 것 같아 서글픈 하루를 보낸다"고 토로했다.
박 전 대표는 "안 대표 지지자가 저에게 물리적 폭력을 행사했을 때에도 '제가 맞아 다행이다'라고 했다. 호남은 인내하고 자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 대표는 그 일을 본 후 광주에서 '싸우는 정당이어서 지지도가 안 오른다'며 호남 의원들 책임을 거론했다니 참담하다"면서 "누가 싸움을 부추기고 있나"라고 반문했다.
안 대표가 당의 지지율이 최하위인 이유 중 하나로 내부의 분란을 꼽으면서 "중진들이 밖으로 갈등을 표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언급한 데 대해 발끈한 것이다.
박 전 대표는 "DJ(김대중 전 대통령)를 음해한 장본인이 안 대표 지도부라는 사실로 흥분된 호남 민심을 생각해 방문 일정을 연기하자고 해도 강행하고, (또) 안 대표는 폭력 행사로 호남의 이미지를 훼손했다"고 비판하며 안 대표 측에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안 대표 측의 박주원 최고위원이 2008년 허위사실로 판명 난 DJ 비자금 의혹 사건의 제보자였다는 정황이 드러나 호남 민심이 들끓었음에도 안 대표가 호남 방문을 강행한 것이 최근 소란의 직접적 원인이라는 게 박 전 대표의 지적이다.
박 전 대표는 "두 번 다시 호남이 피눈물을 흘려서는 안 된다"며 "안철수 지지자의 계란, 저 박지원이 맞았으면 됐다. 호남에 계란을 던지지 말기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당의 활로는 '유승민당'이 되는 것이 아니라, 호남의 정신과 안철수의 힘이 결합돼야 한다"면서 바른정당과의 통합 논의에 대한 반대 의사를 거듭 밝혔다.
그는 "어렵게 주어진 이 기회를 외면하고 싸움의 정치로 몰고 가서는 안 된다. 안철수다움을 회복하라"면서 "이제라도 깊이 성찰하고, 계산과 싸움이 아닌 비전과 진정성으로 임하라"고 촉구했다.
유성엽 의원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중진들 내부 소란때문에 당 지지율이 떨어졌다는 것은 비겁하고 무책임한 발언"이라며 안 대표에게 일침을 놨다.
유 의원은 "내부 소란이 왜 벌어졌나, (안 대표가) 소통도 없이 거짓말까지 하면서 통합을 은밀하게 추진하다가 벌어진 사달 아닌가"라고 따져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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