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성추문 후보' 지지 나섰지만 공화 의원들 잇따라 외면
"무어에게 투표 안한다…당선되더라도 윤리위 조사받을 것"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성추문에 휩싸인 공화당의 로이 무어 상원의원 보궐선거 후보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지만 공화당 의원들은 싸늘한 눈길을 거두지 않고 있다.
오는 12일 치러지는 앨라배마 주 연방상원의원 보선에 나선 공화당의 무어 후보는 과거 10대 소녀를 비롯한 다수의 여성에 대한 성추행 의혹을 받고 있다.
그 탓에 트럼프 대통령은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다 이달 들어 무어 후보의 지지율이 반등하고 선거일이 성큼 다가오자 지지 선언에 이어 선거지원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지난 8일에는 앨라배마에서 불과 30㎞가량 떨어진 플로리다 주 펜서콜라를 방문해 바람몰이를 시도했고, 트위터에는 무어 지지를 호소하는 글을 잇따라 올렸다.
그러나 공화당 의원들의 '무어 반대' 목소리는 잦아들지 않고 있다.
선거가 열리는 앨라배마가 지역구인 리처드 셸비 연방상원의원은 10일(현지시간)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무어 후보에게 투표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투표용지에 다른 공화당 인사의 이름을 직접 써넣겠다고 했다. 이 경우 우리나라에선 무효표로 처리되지만, 미국은 이를 허용하고 있다.
셸비 의원은 "무어 후보에게서 성추행을 당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고 나선 여성들을 믿지 않을 이유가 없다"면서 "연기가 많이 나면 어딘가에서 불이 난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의 팀 스콧(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NBC방송의 '밋 더 프레스'에 출연해 무어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스콧 의원은 "만약 무어는 선거에서 이기더라도 상원 윤리위원회 조사에 즉각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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