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서해·동중국해·서태평양서 실전훈련…韓美日겨냥 무력시위

입력 2017-12-10 18:01
中,서해·동중국해·서태평양서 실전훈련…韓美日겨냥 무력시위

서해 정찰훈련에 군함 40척 동원 동중국해 미사일 요격 훈련

中폭격기 '훙(轟)-6', '수호이-30' 엄호속 日·대만 겨냥 서태평양 원양훈련

남중국해 정박 中핵잠수함 3척 출항한듯…성도일보 "전쟁 대비 가능성"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중국 인민해방군이 잇따른 대규모 실전훈련으로 한국과 미국, 대만에 경고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동방일보가 10일 보도했다.

SCMP와 동망에 따르면 중국 해군은 지난 8일 서해와 맞닿은 동중국해에서 북해·동해·남해함대가 모두 참여한 가운데 군함 40척 이상을 동원해 대규모 미사일 요격훈련을 했다.

이번 훈련에서 연해 방어와 순찰 항해 임무를 주로 수행하는 '056형' 호위함은 '052D형' 미사일 장착 전함이 쏘아 올리는 미사일을 요격하는 훈련을 했다. 훈련에 '054형' 미사일 호위함도 참가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훈련에서 중국군이 차세대 미사일 방어 시스템 'HHQ-10'을 시험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중국 해군은 "이번 훈련은 실전에 대응할 수 있는 전투 능력을 점검하고, 적군이 다발적으로 쏘아 올리는 미사일 공격을 매우 낮은 고도에서 요격할 수 있는 전함의 능력을 키우고자 실시됐다"고 밝혔다.

이번 훈련이 한국과 미국 공군의 역대 최대 규모 연합훈련인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에 대한 '맞불 훈련' 성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미 공군은 최근 F-22 '랩터' 6대를 포함해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와 전략폭격기 등 230여 대를 투입한 대규모 훈련을 했다. 이 훈련은 지난달 29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을 발사한 북한에 대한 압박 성격이 강했다.

중국 군사전문가 쑹중핑(宋忠平)은 "한반도 핵위기가 고조하면서 북한은 물론 한국, 일본 등이 모두 미사일 역량을 키우고 있다"며 "중국군은 이를 위협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육지와 바다에서 미사일 방어 훈련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중국 공군은 이달초 서해와 동중국해에서 장거리 정찰 훈련을 벌였다. 중국 공군은 "여태까지 중국 공군이 비행한 적 없는 구역에서 훈련을 벌였다"고 밝혀, 이 훈련 역시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맞불 작전임을 시사했다.



8일 동중국해 미사일 방어 훈련에 이어 중국 공군은 9일 서태평양에서 일본과 대만을 위협하는 원양훈련을 했다.

대만 국방부 발표에 따르면 중국군 폭격기 '훙(轟)-6'는 전날 '수호이-30' 전투기의 엄호 하에 오키나와 섬과 미야코지마(宮古島) 사이의 미야코 해협을 지나 서태평양으로 날아가 훈련을 하고서 같은 경로로 귀환했다.

중국은 일본과 대만을 견제하고 위협하려는 목적으로 동중국해와 서태평양을 왕복하는 전투기·폭격기·정찰기 편대의 실전훈련을 강화하고 있다.

전날 중국군 폭격기가 미야코 해협으로 향하자 리시밍(李喜明) 대만 참모총장이 연합작전 지휘센터에 직접 나와 대응 상황을 점검했다.

이 훈련은 주미 중국 대사관의 리커신(李克新) 공사가 8일(현지시각) "미국 군함이 대만에 정박할 경우 중국군이 대만을 무력으로 통일할 것"이라고 밝힌 상황에서 전개돼 대만 정부가 더욱 긴장했다.

지난달 30일에는 중국군 폭격기 '훙-6'가 대만 남쪽 해역을 비행해 대만 공군 'F-16' 전투기가 긴급 발진했으며, 양측은 충돌 직전까지 이르렀다.

동방일보는 "인민해방군은 최근 들어 대만을 위협하는 대만 인근 비행을 부쩍 강화하고 있으며, 대만을 위협하는 발언의 수위도 한층 강경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홍콩 성도일보는 중국군이 하이난다오(海南島) 군사기지에 배치한 전략핵 잠수함 전부를 출동시켜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의 주요 핵잠수함 거점인 남해함대 싼야(三亞) 기지에는 수중발사 탄도 미사일(SLBM)을 탑재한 '094형' 전략 핵잠수함 3척과 '093형' 공격 핵잠수함 3∼4척이 상시 정박해 있는데 이들 잠수함이 움직였다는 것이다.

중국 군사 사이트 '랴오닝호 지휘관'이 최근 올린 사진에 따르면 산야 기지에 정박했던 '094형' 전략 핵잠수함 3척이 자취를 감췄으며, '093B형' 공격 핵잠수함을 포함해 '093형' 3척만 남아 있다.

서방에서도 진일보한 핵잠수함으로 평가하는 '094형' 전략 핵잠수함은 '쥐랑(巨浪)-2' SLBM 전략 핵미사일 12기를 장착하고 있다.

ICBM '둥펑(東風)-31'을 기본형으로 하는 '쥐랑-2'는 타격 목표가 다른 핵탄두 3∼6개를 탑재하며, 작전 반경이 1천200㎞에 달한다.

성도일보는 "한반도 등 중국 주변의 긴장이 고조한 상황에서 전략 핵잠수함이 모두 출항한 것은 전쟁 발발에 대비한 배치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전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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