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기성동 주민들 '월평동 화상경마장' 유치 추진 논란
주민대표, 유치 청원서 구의회에 제출…구의회도 유치 결의안 발의
시민단체 "심각성 몰라…이전 아닌 폐쇄가 먼저"
(대전=연합뉴스) 한종구 기자 = 한국마사회가 대전 서구 월평동 마권장외발매소(화상경마장)의 도심 외곽 이전을 진행 중인 가운데 서구 기동성 주민들이 화상경마장 유치를 추진하고 나섰다.
대전 서구의회가 화상경마장 기성동 이전을 놓고 찬반으로 갈린 가운데 시민단체를 비롯한 월평동 주민들은 완전 폐쇄를 주장하고 있어 화상경마장을 둘러싼 논란이 가열될 전망이다.
10일 대전 서구의회에 따르면 기성동 주민들은 최근 '한국마사회 대전지사 우명동 지역 이전 유치 청원'을 구의회에 제출했다.
우명동은 오동, 원정동 등과 함께 행정동인 기성동이 관할하는 10개 동 가운데 하나다.
이들은 청원에서 "지역주민의 뜻을 모아 한국마사회 대전지사를 우명동 지역으로 이전 유치 청원하니 적극 지원해 달라"고 적었다.
청원에는 기성동 지역 주민자치위원장, 통장협의회장, 새마을부녀회장, 노인회장, 자율방범대장, 새마을지도자회 협의회장 등 11명이 서명 날인했다.
서구의회 박종배·장미화·이한영 의원도 최근 '한국마사회 대전 마권장외발매소 서구 우명지역 이전 유치 결의안'을 공동 발의했다.
이들은 결의안에서 "서구가 중심이 돼 대전 발전을 선도하고 있지만, 우리 지역은 경제·복지·문화·교육 등 모든 분야에서 타 지역보다 차별을 받고 있다"며 "마권장외발매소 우명지역 이전 유치는 방문객 증가로 지역경제 상승과 지역주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서구의회는 오는 12일 제238회 정례회 제3차 본회의에서 이 결의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그러나 결의안 통과 여부는 불투명하다.
서구의회 의원 20명 가운데 10명인 더불어민주당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소속 이선용 서구의원은 "월평동에 있던 화상경마장을 기성동으로 이전하는 게 대전시민에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혐오시설이 우리 동네만 아니라면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민단체의 반대도 만만치 않다.
시민단체는 당초부터 이전이 아닌 폐쇄를 주장했기 때문이다.
이전 지역에 월평동 화상경마장이 갖는 문제를 전가할 수 있다는 우려다.
김정동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연대기획국장은 "월평동이 살자고 다른 지역을 같은 고통에 빠뜨려서는 안 된다는 게 지역주민과 시민단체의 공통된 의견"이며 "화상경마장이 들어서면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이 될 것처럼 보이지만, 우리는 이미 월평동을 통해 화상경마장의 문제를 몸으로 느꼈다"고 말했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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