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크리에이터, K팝 아이돌처럼 글로벌시장으로 눈 돌려야"

입력 2017-12-10 11:37
"한국 크리에이터, K팝 아이돌처럼 글로벌시장으로 눈 돌려야"

최유진 콜랩아시아 대표 "K팝 유튜브 시청 20~25% 미국·한국은 3~5%"

콘텐츠진흥원 'CKL 라이브 토크' 특별강연 앞서 인터뷰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 "우리의 자랑은 크리에이터들이 직장이나 학교 그만두게 한다는 겁니다."

콜랩아시아를 이끄는 최유진(38) 대표는 겸손했으나 말에는 자신감이 느껴졌다.

재미 삼아 찍은 동영상을 소셜미디어(SNS)에 올리던 사람들이 전문적인 1인 미디어 크리에이터(창작자)로 나설 수 있게 만든다는 얘기였다.

"한 달에 300만원 정도 벌게 되면 다들 직장이나 학교를 그만두고 LA로 이사를 옵니다. 우리는 이들이 스튜디오에 와서 영상을 찍고 다른 크리에이터들과 교류도 할 수 있게 해주죠. 콜랩은 모바일 SNS 플랫폼에서 수익 없이 활동하는 매력적인 크리에이터들에게 유튜브 채널 운영, 광고 스폰서 섭외, 복제영상의 저작권 방어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해주는 다중채널네트워크(MCN) 시스템을 처음 만들었습니다."

콜랩은 유튜브에 코미디 동영상을 만들어 올리던 제임스, 타일러, 윌 맥퍼데인 삼형제와 한국인 교포 강성율 이사가 함께 설립했는데, 설립 5년 만에 세계 최대의 독립 MCN으로 성장했다. 현재 유튜브 채널 1천여 개를 관리하며 월평균 5억건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콜랩 아시아는 올 7월 미국 본사에서 분사했는데, 빠르게 성장하는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시장의 잠재력을 본 것이다.

최 대표는 8~9일 서울 성수동 레이어57에서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한 'CKL 라이브 토크'에 강연자로 초청됐는데 강연에 앞서 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콜랩이 제일 잘 한 건 유튜브에만 있던 수익 배분 시스템을 바인, 인스타그램, 스냅챗 같은 모바일 플랫폼의 크리에이터들도 가질 수 있게 시스템을 만든 것"이라고 평했다.

한국 크리에이터들에 대해선 모바일 SNS로 저변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유튜브,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PC 기반의 SNS를 1세대로 본다면, 2012~2013년 모바일 SNS 스타트업(신생기업)들이 생기면서 2세대로 넘어왔지만 한국은 여전히 1세대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한국과 미국의 차이점은 미국은 인기 있는 크리에이터들이 주로 휴대전화 카메라로 시작한다는 거죠. 일상의 모습이나 길가의 웃긴 장면을 휴대전화로 찍어서 올리는데, 한국은 아직 그런 크리에이터들이 많지 않습니다. 한국은 아직 유튜브에서 활동하는 게임, 뷰티 분야 크리에이터들이 많습니다."



한국 크리에이터들에게 협소한 국내 시장에 머물지 말고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 대표는 "한국 최초의 유튜브 스타는 K팝 아이돌"이라며 "K팝 유튜브 채널들을 보면 미국 시청자가 20~25%로 1위고 동남아, 유럽 순인데 한국은 3~5%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게임 채널은 99%가 한국 시청자고, 뷰티는 원래 95%가 한국이었다가 최근 시청층이 글로벌하게 확대되는 중이라고 했다.

그는 한국 대중문화가 SNS를 통해 미국 등 해외시장에서 지속해서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에서 열리는 한국 콘서트에 많이 가는데 관객의 20% 정도가 한국인 교포고 80%는 외국 사람들입니다. 그중 반 이상이 아시안 계통이고 흑인, 백인, 라티노(히스패닉)도 많은데, 소리 지르고 울고 하는 분들은 거의 이들이죠."

최 대표는 "이런 일들이 모두 SNS를 통해 가능하게 된 것"이라며 "SNS는 전 세계 커뮤니티를 생기게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른 한국의 크리에이터들도 어떻게 하면 K팝 아이돌처럼 다른 나라에서도 팬들이 생기게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한다"고 했다.

그는 9일 '크리에이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다'를 주제로 강연했다.



abullapi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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