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대우전자 매각, 3파전 압축…4년만에 주인 바뀔듯
대유위니아·이란 엔텍합·터키 베스텔, 인수적격후보 선정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동부대우전자 매각이 국내 기업과 외국 업체 간 3파전 구도로 압축되면서 4년 만에 회사의 주인이 다시 바뀔 전망이다.
10일 투자은행(IB)업계와 전자업계에 따르면 동부대우 매각 주관사인 NH투자증권은 매각 본입찰에 뛰어든 국내외 4개 업체 중 대유위니아와 이란 가전업체 엔텍합 2곳을 인수적격 예비후보로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뒤늦게 본입찰에 신청서를 낸 터키 가전업체 베스텔도 인수적격 예비후보로 지명되면서 3자 간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NH투자증권은 이달 중 이들 3개 회사 중 한 곳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적격 예비후보 중 유일한 국내 업체인 대유위니아는 지분 인수 대신 유상증자 참여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신주 발행을 통해 동부대우에 시급한 운영자금을 투입하고, 대유위니아가 경영권을 행사해 경영을 빨리 정상화시킨다는 구상이다.
대유위니아는 이를 통해 향후 동부대우를 상장하면 투자자들도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증권금융과 KTB PE(사모펀드) 등 재무적 투자자들은 지분 100% 매각을 통한 투자금 회수를 희망하고 있어 이해가 갈린다.
재무적 투자자들은 매각 대금으로 2013년 투입한 투자금 1천356억원에 이자를 합쳐 2천억원가량을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유위니아는 이에 따라 직접 인수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업계에서는 대유그룹이 보유한 현금이 약 500억원쯤 되는 데다 올해 9월 800억원대 가격으로 매각이 추진되다 무산된 그룹 계열사 스마트저축은행을 매각하면 추가로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란 최대 가전업체인 엔텍합은 2010년 동부대우의 전신인 대우일렉트로닉스 인수전에도 뛰어든 바 있어 이번 인수전 참여가 재도전이다.
엔텍합은 당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나 이행보증금을 납부한 뒤 최종 가격 협상에서 견해차로 잔금을 치르지 못해 인수에 실패했다.
엔텍합은 이번에는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웨일인베스트먼트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연합군으로 참가했다.
뒤늦게 본입찰에 뛰어든 베스텔은 유럽 TV 시장에서 25% 안팎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가전·IT(정보기술)업체다. 2014년에는 스마트폰 시장에도 진출했다.
외국계 인수 후보자들은 동부대우 노조와 이 회사 공장이 있는 광주 지역의 반대 여론이 높다는 게 걸림돌이다. 외국 기업에 인수될 경우 광주공장은 폐쇄될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재무적 투자자들의 매각 의지가 강력해 매각이 성사될 개연성이 높다"며 "최종적으로 매도자와 매수자가 가격 등에서 합의점을 찾느냐가 관건이지만 동부대우의 주인이 4년 만에 다시 바뀔 듯하다"고 말했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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