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크레인 사고, 남양주 사고와 '판박이'…또 인재?
인상작업 도중 '와르르'…경찰 "부품 결함·신호 준수 여부 조사"
(용인=연합뉴스) 최종호 권준우 기자 = 주말인 9일 한낮에 사망 3명, 부상 4명의 참사를 초래한 용인 타워크레인 사고는 올해 10월과 5월 각각 5명의 사상자를 낸 의정부·남양주 사고 때와 마찬가지로 인상작업(telescoping)을 하다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이번 사고의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지만 앞선 두 사고와 유형이 유사하다는 점에서 후진국형 인재(人災)일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날 오후 1시 10분께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고매동의 한 농수산물 종합유통센터 신축 공사현장에서 높이 90m짜리 타워크레인의 78m 지점이 부러지면서 옆으로 넘어졌다.
이 사고로 타워크레인 위에서 작업을 하던 근로자 7명이 추락해 3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근로자들은 타워크레인의 높이를 20여m 더 높이기 위한 인상작업을 하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인상작업은 크레인을 받치는 기둥(붐대)을 들어 올리는 작업으로 작업 현장에서 크레인을 설치하거나 높이를 조정할 때 또는 해체할 때 이 작업을 거치게 된다.
최근 잇따른 타워크레인 사고는 대부분 이 같은 인상작업을 하다가 발생했다.
올해 10월 10일 경기도 의정부시내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타워크레인이 넘어져 3명이 숨지고 2명이 중경상을 입은 사고 역시 타워크레인 해체를 위해 진행한 인상작업 도중 일어났다.
앞서 지난 5월 남양주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2명의 사망자와 3명의 부상자를 낸 타워크레인 사고 또한 인상작업 중 발생한 것으로 이번 용인 사고처럼 타워크레인 높이를 올리려다가 기둥이 균형을 잃고 넘어졌다.
약 5개월에 걸친 경찰 수사 결과 남양주 사고는 전형적인 인재로 결론 났다.
공사 기간이 늘어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수입산 순정 부품을 주문하지 않고 철공소에서 제작한 부품을 사용해 사고가 난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의정부 사고는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아직 정확한 사고 원인이 밝혀지지는 않았다.
다만 부러진 크레인이 제조된 지 30년이 넘은 것으로 확인돼 경찰은 부품 노후화가 사고에 영향을 미쳤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이번 용인 사고의 타워크레인은 지난해에 제조된 것으로 알려져 부품의 노후화로 인한 사고 발생 가능성은 적은 편이지만 순정 부품을 사용하지 않아 사고가 났을 가능성은 남아있다.
경찰 관계자는 "순정 부품이 아닌 사제 부품이 사용됐는지, 수신호가 정확히 이뤄졌는지 등을 비롯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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