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석 깔았으니…대전 유성터미널에 대형마트 들어올까

입력 2017-12-11 06:00
멍석 깔았으니…대전 유성터미널에 대형마트 들어올까

도시공사 "현재 공모 지침상 대형마트는 불가…관리계획 변경하면 가능"

대전시 대규모점포관리계획 변경 방침…대형마트 입주 가능할 듯

(대전=연합뉴스) 양영석 기자 = 대전시와 대전도시공사가 추진 중인 유성복합터미널에 대형마트 입점 시나리오가 진행되고 있다.

대전시는 지난 8일 대규모 점포관리계획 용역 결과를 발표하며, 대형마트 신규 출점 허용을 시사했다.

대전세종연구원이 공익사업을 목적으로 한 대형마트 신규 출점을 허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는데, 시가 이를 최대한 반영하겠다는 방침이다.



대전시와 연구원 측은 공익사업 항목으로 터미널 조성사업을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이날은 공교롭게도 대전도시공사가 민간 업체의 유성복합터미널 사업 참가신청서를 받는 마지막 날이었다.

사업 참여자는 통상적으로 수익사업을 끼워 넣는데, 업태 선택에 따라 지역 상권이 큰 영향을 받게 된다.

지금까지는 유성터미널에 쇼핑몰과 아웃렛 등이 입점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지난 3차 공모사업이 무산되며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다.

유통업계에선 유성터미널에 쇼핑몰과 아웃렛 입점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유성구 반경 수㎞ 안에 중부권 최대 규모의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의 프리미엄 아웃렛이 들어서기 때문이다.

신세계백화점이 이달 19일 기공식을 하고, 현대백화점 아웃렛은 지난 14일 도시계획심의를 통과했다.

더욱이 3차 사업공모 무산 장본인인 롯데그룹은 참여하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민간 업체 측이 끌어들일 수익사업 형태는 대형마트일 수밖에 없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대전시가 멍석을 깔아주는 셈이다.

대전시는 지역 소상공인 보호 차원에서 5년마다 관리계획을 세워 대규모 유통시설 총량을 관리하고 있다.

이 계획에 따라 지난 2009년 12월 이후 대전에는 대형마트 입점이 차단됐다.

하지만 이번에 시가 터미널 조성사업을 위해 대형마트 입점을 허용할 뜻을 내비치며 대형마트 신규 출점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대전시는 유성복합터미널과 똑같은 동부권의 대전복합터널을 개발하면서 대형마트를 입점시킨 경험이 있다.

유성터미널에 대형마트 입점 가능성이 더 확연하게 점쳐지는 이유다.

터미널 건설 시행사인 도시공사 측도 대규모점포관리계획 변경을 전제로 한 대형마트 입점 가능성을 열어뒀다.

도시공사 관계자는 "현재 공모지침에 소개된 대규모점포관리계획에 따라 대형마트가 유성터미널에 들어올 수는 없다"며 "다만 대규모점포관리계획이 바뀌고, 어느 시점에 사업자가 변경을 원하면 검토할 사항으로 시와 협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young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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