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 돌린 메르켈, 13일 대연정 상견례…난제 산적
본격 협상은 내년초 시작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오는 13일 마르틴 슐츠 사회민주당 대표를 만나 대연정 협상 시작을 위한 상견례를 한다.
사전 회동에는 호르스트 제호퍼 기독사회당 대표와 폴커 카우더 기독민주당 원내대표, 안드레아 날레스 사민당 원내대표 등도 참석한다고 8일(현지시간) 현지언론이 전했다.
전날 사민당 전당대회에서 당 지도부가 대연정 협상의 권한을 부여받은 데 따른 것이다.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민·기사 연합과 자유민주당, 녹색당 간의 연정 협상이 실패한 이후 사민당은 새로운 연정 파트너로 나서야 한다는 여론의 압박을 받아왔다.
메르켈 총리가 사민당과의 연정 협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재선거를 하겠다고 배수진을 쳤기 때문이다.
이미 메르켈 3기 내각에서 대연정에 참여한 사민당 내부에서는 지난 9월 총선에서의 참패가 모호해진 진보 정체성 때문이라는 진단 아래 대연정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그러나 슐츠 대표 등 지도부는 협상을 하되 정책 합의에 실패할 경우 소수정부 출범과 재선거 가능성 역시 남겨두겠다며 대의원들을 설득했다.
슐츠 대표는 전대에서 82%의 득표율로 대표에 재추대되면서 탄력을 받기도 했다.
슐츠 대표는 전대에서 2025년까지 유럽연합(EU)의 연방국가화와 통화정책과 외교·난민 문제에서의 EU 공동대응, 교육개혁과 획기적인 환경 정책 등을 내세웠다.
이 같은 사민당의 정책을 관철하겠다는 점을 전제로 대연정 협상에 참여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사민당은 공보험과 사보험으로 이원화된 건강보험체계의 개혁도 협상에서 주요 의제로 올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메르켈 총리는 벌써 EU의 연방국가화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나타내는 등 협상에 진통을 예고하고 있다.
사민당 지도부는 내년 초부터 본격적인 협상을 시작하기를 원한다고 일간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너차이퉁이 전했다.
협상에 최소 한달 이상이 걸리는 전례에 비춰 독일 정치의 불확실성이 가시기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리는 셈이다.
더구나 협상이 결렬되면 기민·기사 연합 중심의 소수정부가 출범하거나 재선거를 할 수밖에 없다.
기민당은 오는 10일 자체 회의를 통해 협상 의제 등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lkb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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