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보육원에 미군 헬기부품 추정 물체 떨어져…시민들 '부글부글'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미군 기지가 밀집해 있는 일본 오키나와(沖繩)현의 한 아동 보육 시설에 미군 헬기에서 부품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떨어져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8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전날 오전 10시20분께 오키나와현 기노완(宜野彎)시 후텐마(普天間)기지 인근의 보육원에 길이 9.5㎝·직경 7.5㎝·무게 213g의 원통형 물체가 떨어졌다.
이 물체는 같은 시간 비행하던 미군 대형 수송 헬기 'CH53'에서 떨어진 부품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됐다.
물체 표면에는 '비행 전에 제거한다'고 쓰여 있었다. 도쿄신문은 헬기 회전 날개의 이상 유무를 점검하는 데 쓰이는 기기의 커버일 수도 있다고 추정했다.
이 물체는 보육원의 아동들이 노는 정원 바로 옆에 있는 건물의 지붕에 떨어졌다. 건물 안에는 아동 8명이 머물고 있었고 정원에서는 수십 명의 원생이 놀고 있었지만, 다행히 사고로 인해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사고 사실이 알려지자 안 그래도 미군의 비행기·헬기 사고가 잇따르며 불안감을 호소하던 오키나와 주민들의 반미 정서는 더 악화하고 있다.
도쿄신문은 보육원 관계자와 주민들 사이에서 "오키나와 현민의 목숨이 경시되고 있다"는 반발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사고 당일인 7일 밤에는 오키나와의 미군 사령부가 있는 캠프 주케란(瑞慶覽) 앞에서 주민 100명이 미군 헬기의 비행 중단과 후텐마 기지의 즉시 폐쇄를 외치며 집회를 열기도 했다.
오나가 다케시(翁長雄志) 오키나와현지사는 "자칫 큰 인명 사고가 날 수도 있었던 심각한 사고"라며 방위성과 미군에 신속한 실태 파악을 요구했다.
오키나와에서는 작년 12월 나고(名護)시 인근 해상에서 수직이착륙기 오스프리가 불시착하고 지난 10월에는 미군의 헬기가 불시착해 불에 탄 뒤 방사성 물질을 방출하는 등 미군의 헬기·비행기로 인한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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