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호 베스트 11 경쟁 스타트…'러시아행 티켓 노린다'
E-1 챔피언십 활약 따라 내년 월드컵 본선행 합류 판가름
이정협-김신욱-진성욱, 원톱 경쟁…조현우-김진현 "GK는 내가"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9일 중국과의 1차전을 시작으로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옛 동아시안컵) 2회 연속 우승 도전에 나서는 가운데 태극전사들의 주전 경쟁도 본격적으로 막이 올랐다.
E-1 챔피언십은 2018 러시아 월드컵 때 신태용호에 승선할 최종 엔트리 23명을 예상해 볼 수 있는 올해 마지막 시험 무대다.
내년 1월 해외 전지훈련 평가전과 3월 A매치(국가대표팀간 경기) 평가전이 남아 있지만 국내파 선수들에게는 이번 E-1 챔피언십이 신태용 감독의 눈도장을 받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실제로 월드컵 직전에 열렸던 역대 동아시안컵에서 주축으로 뛰었던 선수들이 2006년 독일 월드컵과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는 꿈을 이뤘다.
시즌 일정 때문에 동아시안컵에 불참했던 유럽파를 제외하곤 월드컵 출전 선수가 동아시안컵 멤버로 거의 채워졌다.
특히 사상 첫 원정 16강 쾌거를 이뤘던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때는 최종 엔트리 23명 가운데 동아시안컵 멤버가 절반이 넘는 14명이나 포함됐다.
'E1 챔피언십 활약=월드컵 본선 출전'이라는 공식이 이번 대회에서도 예외일 수 없다. 국내 K리그와 일본 J리그, 중국 슈퍼리그에서 뛰는 선수 위주로 꾸렸던 이번 대표팀 선수들의 생존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공격수 포지션의 베스트 11 경쟁이 가장 뜨겁다.
신태용 감독이 4-1-4-1 전형을 들고나올 경우 원톱 자리를 놓고 이정협(부산)과 김신욱(전북), 진성욱(제주)이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한다.
지난달 콜롬비아, 세르비아와의 평가전 때는 이근호(강원)와 이정협이 손흥민(토트넘)의 투톱 파트너 자리를 다퉜지만 이번에는 국내파끼리 경쟁한다.
2016년 리우 올림픽에 신태용 감독의 부름을 받아 출전했던 진성욱이 먼저 선발 기회를 잡을 가능성이 크다.
한준희 KBS 축구 해설위원은 "원톱으로는 (A대표팀에 처음 발탁된) 진성욱 선수를 기용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4-4-2 형태의 투톱으로 공격진을 꾸린다면 이근호 선수가 부상에서 회복됐다는 걸 전제로 김신욱 또는 전성욱 선수와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원에서는 이명주(서울)가 이창민(제주)과 중앙 미드필더 '듀오'로 나설 가능성이 큰 가운데 '왼발 달인' 염기훈(수원)과 이재성(전북)이 좌우 날개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정우영(충칭)은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를 노린다.
그러나 염기훈과 이재성, 정우영은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지난 7일 때 실내훈련으로 대신했던 만큼 컨디션 회복 여부가 선발 출전의 변수가 될 수 있다.
포백 수비라인은 왼쪽부터 김진수(전북)-권경원(톈진)-장현수(FC도쿄)-최철순(전북)이 늘어설 가능성이 크다. 왼쪽 풀백 자리는 김진수가 김민우(수원)보다 조금 앞서 있는 분위기다.
주전 수문장 경쟁도 뜨겁다.
붙박이 골키퍼였던 김승규(빗셀 고베)가 부상으로 낙마하면서 조현우(대구)와 김진현(세레소 오사카) 간 2파전 구도로 변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14일 세르비아와의 평가전에서 눈부신 선방쇼를 펼쳤던 조현우가 신 감독의 믿음을 사 선발 경쟁에서 다소 유리하다.
한준희 해설위원은 "이번 E-1 챔피언십에서는 이명주 선수를 공격적 또는 수비적으로 활용하느냐의 '이명주 시프트'가 관전 포인트가 될 수 있다"면서 "손흥민이 빠진 공격 라인에서도 원톱 자리를 놓고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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