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代 독립운동가' 오희옥 지사 꿈 이뤄졌다…고향집 완공 눈앞
시민·공무원·기업의 성금·재능기부…여생 보낼 보금자리 마련돼
(용인=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 경기 용인의 '3대(代) 독립운동가' 오희옥(91·여) 지사가 거주할 주택 건립 공사가 마무리돼 여생을 고향에서 보내고 싶다는 오 지사의 꿈이 현실이 됐다.
10일 용인시에 따르면 처인구 원삼면 죽능리 527-5번지 720㎡의 부지에 방 2개와 거실, 주방을 갖춘 1층 단독주택이 오는 20일께 완공될 예정이다.
지난 8월 11일 해주오씨 종중, 용인시 공무원과 주민 등 150여명의 축하를 받으며 착공식을 한지 130여일 만이다.
현재 막바지 내부공사가 진행 중이다.
시는 이 주택을 '독립운동가 오희옥 지사의 집'으로 명명하고 기부 등을 통해 마련한 가전 및 생활용품을 비치한 뒤 올해 안으로 입주식을 할 예정이다.
오 지사의 집은 용인시 공무원과 시민이 모은 성금, 해주오씨 종중의 땅 기부, 용인시 관내 기업들의 재능기부가 하나로 합쳐 지은 '용인의 집'이기도 하다.
정부가 아닌 기초지방자치단체에서 시민들과 함께 독립유공자를 위한 집을 마련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오 지사가 올 2월 28일 3·1절을 앞두고 집을 찾아간 연합뉴스기자에게 독립운동 활동을 이야기하고 나서 "이젠 고향으로 돌아가 살고 싶다"는 작은 소망을 내비친 것이 계기가 됐다.
용인시가 '오지사 고향 모셔오기 프로젝트'를 가동해 정찬민 시장과 공무원들이 자발적으로 성금 2천133만원을 모았고, 오 지사의 집안인 해주오씨 소종중에서 집터를 무상으로 제공했다.
용인독립운동기념사업회(100만원)와 원삼면 기관단체장협의회(500만원)도 후원금을 종중에 전달했다.
용인지역 기업들이 앞다퉈 재능기부로 건축설계, 골조공사, 시공, 조경, 전기·소방설비 등 주택건립에 참여했다.
정시장은 착공식에서 "3대가 독립운동에 헌신한다는 것은 유래를 찾기 힘든 역사이며, 용인에서 그런 가문을 배출한 것이 대단히 자랑스럽다"면서 "각계각층의 용인시민들이 독립운동가를 기리는 한마음으로 오 지사님을 모셔오기 위해 힘을 모아줘 더욱 뜻깊고 고맙다"고 말했다.
자신이 소망하던 고향집 입주를 앞둔 오 지사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여러 사람의 도움으로 새집에 들어가게 돼 고맙다"고 말했다.
오 지사는 당분간 지금 사는 수원보훈아파트와 용인집에 번갈아 머물 계획이다.
한 달에 두세 번씩 서울의 보훈병원에 다녀야 하는데, 아무래도 시내에서 멀리 떨어진 용인집보다는 수원보훈아파트가 편리하기 때문이다.
용인시는 오 지사가 사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차량·의료 등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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