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 낚싯배 사고에도 내년 수색구조 예산은 되레 감소
구조 역량 강화 131억→55억원, 구조 장비 도입 198억→156억
파출소 계류장 72곳 없는데 13곳 예산만 확보
(인천=연합뉴스) 강종구 기자 = 해양경찰청의 내년 수색구조 역량 강화 예산이 올해보다 대폭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해경청 2018년도 예산안'을 보면 해경의 내년도 총예산은 1조2천718억원으로 올해보다 5.1% 증가했다.
그러나 수색구조 역량 강화 예산은 올해 131억5천만원에서 내년 55억2천만원으로 58% 감소했다. 이는 38개 예산 항목 중 최대 폭의 감소율이다.
수색구조 전문인력 양성, 훈련비, 민간해양구조대원 지원금 등은 대체로 증가했지만, 잠수 지원정 도입 예산이 올해 90억원에서 내년 12억원으로 대폭 줄면서 감소 폭이 커졌다.
연안구조 장비 도입 예산도 198억4천만원에서 155억7천만원으로 21.5% 줄었다.
올해 61억원을 반영한 구조대 보트 구입 예산이 내년에는 제외된 탓이다.
내년에는 연안구조정 12척 구매에 136억2천만원, 파출소 13곳의 계류장을 신설하는 데 19억5천뭔만원을 쓸 계획이다.
그러나 해경 파출소의 전용 계류장 부족 현상은 단번에 해소되지 않을 전망이다.
전국의 해경 파출소 중 전용 계류장을 보유한 곳은 전체 95곳 중 23곳에 불과하다. 내년에 13곳을 추가해도 전용 계류장 보유율은 37.8%에 불과하다.
해경 전용 계류장의 필요성은 인천 영흥도 낚싯배 충돌사고를 계기로 더욱 강조됐다.
낚싯배 선창1호(9.77t급) 사고 당시 영흥파출소 보트는 불과 1마일(1.85km) 떨어진 사고 현장까지 가는데 무려 37분이 걸렸다.
해경 보트가 민간 계류장에서 민간선박 7척과 함께 묶여 있어 이들 선박을 풀어내고 다시 정리하는 데에만 13분이 걸렸기 때문이다.
한 누리꾼은 이를 놓고 "119구조대나 소방차가 일반 주차장에 같이 주차하는 꼴"이라며 "출동 지시받고 나가려고 하니 일반 차량에 걸려 바로 출동 못 하는 상황"이라고 비유하기도 했다.
해경 관계자는 "계속 사업으로 진행되던 사업들이 올해 완료된 것들이 있어 수색구조 예산이 다소 감소했다"며 "구조역량 강화와 장비 개선 사업은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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