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연합 공중훈련 종료…美 F-22 전투기 등 순차적 복귀(종합)
한미 항공기 230여대 참가…B-1B 폭격기 이틀 연속 한반도 전개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한미 양국 공군의 대규모 연합 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가 8일 종료됐다.
군 관계자는 이날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이 예정대로 오늘 모두 끝났다"고 밝혔다.
지난 4일부터 이날까지 5일 동안 진행된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에는 한미 공군 항공기 230여대가 투입됐다. 일본과 미 본토 기지에서 전개된 미 공군 항공기들은 정비 등을 거쳐 순차적으로 모 기지로 복귀할 것으로 알려졌다.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은 한미 공군이 연합 대비태세 강화를 위해 매년 늦가을 정례적으로 해온 훈련이지만,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최고조에 달한 올해 훈련은 특별한 의미를 띠게 됐다.
미 공군은 이번 훈련에 전략무기인 스텔스 전투기 F-22 6대, F-35A 6대, F-35B 12대를 투입했다.
미 공군의 스텔스 전투기 24대가 한꺼번에 한반도 상공에 전개된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핵·미사일 위협을 계속하는 북한에 대한 고강도 군사적 압박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뛰어난 스텔스 성능을 갖춘 F-22의 경우 북한의 취약한 방공망을 뚫고 침투할 수 있어 북한에는 상당한 압박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최근 북중 접경 지역인 양강도 삼지연까지 가 현장 지도를 한 게 미 스텔스 전투기를 의식한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미 공군은 지난 6∼7일에는 괌 앤더슨 공군 기지에 배치된 장거리전략폭격기 B-1B '랜서'를 이틀 연속 한반도 상공에 전개하며 북한에 대한 압박 강도를 한층 높였다.
미 공군은 이번 훈련에서 최신예 전투기인 F-35A와 F-35B를 유사시 한반도 상공에 투입해 한미 공군 전력과 통합 운용하는 연습을 한 데 의미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 미 7공군사령부도 훈련 첫날 "(이번 훈련을 통해) 군은 F-35의 능력을 배우고 최신예 전투기들이 기존 전력들과 함께 통합 운용을 극대화시키는 방안을 창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훈련의 초점은 전시 작전 능력을 강화하는 데 맞춰졌다. 미 공군의 스텔스 전투기를 포함한 한미 공중전력은 전쟁 초기 적 핵심시설을 정밀 타격해 무력화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특히, 한미 공군은 전시 북한 핵심 표적 700여개를 일거에 타격하는 연합 작전계획인 'Pre-ATO'(공중임무명령서)를 적용해 주·야간 실전적으로 훈련했다.
한미 공군은 북한군 항공기의 침투를 차단하고 북한 이동식발사차량(TEL) 등 핵·미사일 표적을 정밀 타격하는 연습을 집중적으로 했다.
수도권을 위협하는 북한군 장사정포를 정밀 타격하고 북한군 특수부대의 해상 침투를 차단하는 연습도 했다.
북한은 이번 훈련을 '엄중한 군사적 도발'로 규정하고 거칠게 비난했지만, 훈련 기간 군사적으로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훈련은 미국이 로널드 레이건호, 시어도어 루스벨트호, 니미츠호 등 핵추진 항공모함 3척을 동해상에 전개해 대규모 해상훈련을 한 지 약 20일 만에 실시됐다.
미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위험 수위에 이르렀다고 판단하고 대북 군사적 압박 강도를 본격적으로 높이는 신호라는 해석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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