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폼 대신 정장' 조계현 단장 "세월이 많이 흘렀네요"
KIA 단장으로 선임된 후 첫 공식 행사 치러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단장석'에 자리한 조계현(53) KIA 타이거즈 신임 단장이 주위를 둘러보더니 "세월이 참 많이 흘렀다"며 웃었다.
유니폼이 익숙했던 전 'KIA 수석코치' 조 단장은 7일 서울시 서초구 양재동 L타워에서 열린 2017 레전드 야구존 한국프로야구 은퇴 선수의 날 행사에서 단장으로서의 첫 공식 행사를 치렀다.
이날 최고 선수상을 받은 양현종(29·KIA)은 단장석을 찾아 "안녕하십니까, 단장님"이라고 인사했다. 일부러 '단장님'이란 호칭에 힘을 준 양현종은 "단장님이라고 부르는 게 전혀 어색하지 않다"고 했다.
KIA는 6일 조계현 전 수석코치를 단장으로 임명했다.
조 단장은 "이제 이틀 째다. 아직은 어색하다"고 했다.
하지만 함께 자리한 단장들의 얼굴은 익숙하다. 행사에 참석한 박종훈 한화 이글스 단장, 유영준 NC 다이노스 단장, 고형욱 넥센 히어로즈 단장은 그라운드에서 얼굴을 익힌 사이다.
양상문 LG 트윈스 단장, 염경엽 SK 와이번스 단장, 김태룡 두산 베어스 단장 등 '선수 출신' 단장과는 따로 인사할 필요도 없다.
여기에 라이온즈 프런트로 입사해 삼성 단장에 올라선 홍준학 삼성 단장과의 인연도 깊다.
이날 행사에서 조 단장은 홍 단장 옆에 앉았다.
홍 단장은 "1999년 조 단장님이 삼성 선수일 때, 내가 1군 매니저였다. 류중일 LG 감독님, 김기태 KIA 감독님, 김한수 삼성 감독님도 당시 삼성 선수셨다"며 조 단장과 함께 향수에 젖기도 했다.
조 단장은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서 만날 때는 몰랐는데, 이렇게 정장을 입고 다른 구단 단장님, 감독님들을 보니 '우리도 이제 나이가 들었구나. 세월이 많이 흘렀다'는 걸 실감한다"고 했다.
KIA 프런트와 선수단 모두 조 단장에 대한 기대가 크다. 프런트는 "스타 플레이어 출신에 오랜 지도자 경험을 지닌 단장님이 현실적인 조언을 하실 것"이라고 반겼다. 선수단도 "선수단이 필요한 부분을 먼저 알아채실 것"이라고 기대했다.
조 단장은 "기대에 조금이나마 부응하려면 지금부터 열심히 단장의 역할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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