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분식회계 눈감은 안진 회계사들 항소심도 유죄
회계법인엔 1심과 같은 벌금 7천500만원…"국민경제에 막대한 타격"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를 알고도 묵인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소속 전·현직 회계사들이 항소심에서도 모두 유죄 판결을 받았다.
서울고법 형사8부(강승준 부장판사)는 7일 주식회사의 외부 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배모 전 안진회계 이사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임모 상무이사와 회계사 강모씨에게도 각각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엄모 상무이사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모두 1심과 같은 형량이다.
불법 행위자와 소속 법인을 모두 처벌하는 양벌규정에 따라 함께 기소된 안진회계법인에는 1심과 같이 벌금 7천500만원을 선고했다.
안진 측 회계사들은 대우조선의 2013∼2015 회계연도 외부 감사를 하면서 대우조선이 분식회계 한 사실을 파악하고도 감사보고서를 허위 작성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대우조선해양 회계처리의 부정 내지 오류 가능성을 인식하고도 감사범위 확대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또 부정한 회계처리를 눈감아 주고 막연히 감사보고서에 '적정의견'을 표시했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대우조선해양이 매출액을 과다계상하기 위해 건조 중인 선박의 실행예산을 임의로 축소한 정황 등을 알면서도 회계사들이 묵인하고, 그동안 숨겨온 과거 손실을 재무제표에 반영하면서도 이를 국제유가 하락 등 외부요인 때문이라고 허위보고를 했다는 점을 유죄로 인정했다.
그러면서 "'자본시장의 파수꾼'이라고 하는 외부감사인이자 회계사로서의 본질적인 사명을 망각한 결과 다수의 선량한 투자자들은 물론 자본시장과 국민경제에 막대한 타격이 가해졌다"고 질타했다.
이어 "적정의견을 표시한 감사보고서로 인해 대우조선해양에 투입된 공적자금 투입 규모가 7조원에 달한다"며 "이런 사정을 감안하면 피고인들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인에 대해서도 "소속 회계사들에 대한 주의 또는 감독 의무를 게을리해 이번 사건과 같은 범행이 벌어졌다"며 유죄에 따른 책임을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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