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큼 다가온 연말…발레 '호두까기 인형'의 계절이 왔다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거리에 하나둘 크리스마스 장식이 보일 때면 생각나는 고전 발레 '호두까기 인형'이 올해도 줄줄이 무대에 오른다.
'호두까기 인형'은 독일 작가 E.T.A 호프만의 '호두까기 인형과 생쥐 왕'을 토대로 한 작품으로, 차이콥스키가 곡을 쓰고 전설적 안무가 마리우스 프티파와 레프 이바노프가 안무해 1892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극장에서 초연됐다.
크리스마스이브에 호두까기 인형을 선물 받은 소녀 클라라가 꿈속에서 왕자로 변한 호두까기 인형과 함께 과자의 나라를 여행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호두까기 인형과 장난감 병정, 사탕 요정과 과자 왕국 등 화려하고 동화적인 요소와 함께 차이콥스키의 아름다운 음악이 어우러져 송년 분위기를 즐기는 데 제격이다.
어린이들의 발레 입문 작품으로도 유명하다.
국내 발레단들도 매년 연말 이 작품을 선보이는데 조금씩 다른 버전이어서 골라 보는 재미가 있다.
국립발레단은 12월 16~25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1966년 러시아 볼쇼이발레단이 초연한 유리 그리가로비치 버전의 '호두까기 인형'을 선보인다. 2000년 초연 이후 매년 전석 매진을 기록한 스테디셀러다.
주인공 소녀 이름을 '마리'로 바꾸고 호두까기 인형을 선물해주는 주인공의 큰아버지 드로셀마이어를 법률가이자 마법을 쓰는 신비로운 인물로 설정하는 등 각 등장인물에 구체적인 설정을 추가해 극의 개연성을 높였다.
또 목각인형 대신 어린 무용수가 직접 호두까기 인형을 직접 연기하도록 한 것도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낸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오케스트라가 현장에서 반주한다.
수석무용수 박슬기-이재우, 김지영-이동훈 등이 각각 마리-왕자로 출연한다.
무용수 하지석, 심현희, 김태석이 주역으로 데뷔한다. 5천~9만원. ☎02-587-6181
유니버설발레단(UBC)은 12월 21~31일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1934년 바실리 바이노넨이 안무한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 버전을 무대에 올린다.
프티파-이바노프의 원전에 가까운 정통 클래식 발레를 표방한다.
춤 위주인 국립발레단 버전과 달리 줄거리를 설명하는 발레 마임과 춤이 함께 어우러진다.
드로셀마이어로 분장한 무용수가 무대 위에서 실제 마술을 보여주는 등 다채로운 볼거리를 선사한다.
1986년 국내 초연한 뒤 지난해까지 31년 연속 매진을 기록했다.
우크라이나 출신 무용수 나탈리아 쿠쉬, 코르드 발레(군무) 단원 성사미의 주역 신고식을 치른다. 1만~10만원. ☎070-7124-1737
이 밖에도 와이즈발레단은 오는 8~9일 서울 마포아트센터 아트홀 맥에서 현대적 요소를 더한 '호두까기 인형'을 선보인다.
클래식 발레의 틀을 유지하면서도 탭댄스를 추는 장난감 병정 등을 출연시켜 보는 즐거움을 더했다. 2만~6만원. ☎02-3274-8600
장선희발레단도 오는 22~24일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발레 '호두까기 인형 인(in) 서울'을 공연한다.
올해 서울국제무용콩쿠르 시니어 부문 1위를 차지한 조연재가 클라라 역을, 발레리노 강경모가 호두까기 왕자 역을 맡는다. 2만~5만원. ☎02-3408-3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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