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학을 멋대로…' 광주교육청, 광일고 대안학교 전환 '말썽'

입력 2017-12-07 10:57
'사학을 멋대로…' 광주교육청, 광일고 대안학교 전환 '말썽'

최근 3년간 학급 수 절반 이상 감축…학부모·동문 강력 반발

(광주=연합뉴스) 김재선 기자 = 광주시교육청이 비평준화 고교인 광일고를 대안학교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에 학부모와 동문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광주시교육청이 학급 수 감축과 차별적 예산 지원 등 행정력을 압박 수단으로 행사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학부모와 동문은 '광일고 평준화 추진위원회'를 결성해 광주시교육청에 학급수 감축 관련 정보공개를 청구하는 등 물리적 대응에 나서는 움직임이다.

7일 광주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2018학년도 광일고 신입생 모집 규모를 올해 4학급에서 2학급(64명)으로 축소, 승인했다.

2015년까지 24학급을 운영했던 광일고는 지난해 20학급, 올해 15학급, 2018년 11학급으로 3년 새 13개 학급이 줄었다.

학급 수가 줄면서 교사 수도 2015년 54명에서 26명으로 줄었다.

광주시교육청은 2015년부터 임곡중과 광일고를 통합해 공립형 대안학교로 전환할 것을 학교 측에 요구하고 있다.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내년에 고교 1학년 전체 학생 수가 2만4천명이 급감하고 학교가 도심 외곽이라 학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자구책의 하나로 대안학교를 제시한 것"이라며 "공문을 보내 전환 요구를 한 적은 없다. 법인 이사회에서 결정할 사안"이라고 해명했다.

광주에는 모 교회에서 설립한 사립 대안학교로 D고교만이 운영중에 있다.



논란은 이 과정에서 교육청의 광일고에 대한 지원 예산이 지난 3년 동안 1억2천만원에 그치고 있다는 점이다.

특정 재단 지원 예산이 60억원이 넘는 등 10억원 이상을 지원받은 사학재단만 20여 개가 넘는 것과 비교해 편파적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내년 신입생 모집 인원 축소 소식이 알려지자 광일고 평준화 추진위원회는 "장휘국 교육감이 자신의 공약을 지킨다며 광일고와 학생들을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며 "대안학교 전환을 반대하자 모집인원 제한, 예산 지원 축소 등 보복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추진위는 광산구에서 매년 1천400여 명의 중학생을 다른 구의 고등학교로 배정하는 상황에서 학급 수를 줄이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추진위는 지난 6일 광주시교육청에 광일고 학급수 감축 관련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2015년과 비교해 절반 이상 줄고 내년 신입생으로 2학급만 배정한 법적 근거, 행정처리 관련 자료 등에 대한 정보공개를 요구했다.

비평준화 일반고인 광일고는 1983년 임곡고등학교로 개교해 1985년 학교 이름을 광일고로 변경했다.

올해까지 모두 32회 졸업생을 배출했다.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전체적인 학생 수 감소와 광일고의 올해 신입생 모집 결과 등을 토대로 학급 수 감축을 결정했다"며 "학교 측이 요구하는 평준화는 지역사회의 공론화 과정과 시의회 조례 제정 등을 거쳐야 해서 교육청이 일방적으로 결정한 사안이 아니다"고 말했다.

kj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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