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총리 "예루살렘은 이-팔 공동의 수도"…트럼프에 반기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공식 인정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트럼프의 결정을 수용하지 않을 것을 분명히 했다.
메이 총리는 6일(현지시간) 하원에 출석,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한 의원의 요구에 "이 문제에 관해 트럼프 대통령과 얘기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이어 메이는 "우리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 예루살렘의 지위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협상에 의한 해결로서 정해져야 하며 예루살렘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국가들 간 공동의 수도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메이는 "우리는 '2국가 해법'을 계속 지지할 것이다. 우리 입장은 달라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공식 인정하는 트럼프의 결정에 동의하지 않을 것임을 단호한 어조로 확인한 것이다.
영국은 과거 팔레스타인을 통치했던 국가다. 또 1917년 서구 열강 중 처음으로 팔레스타인에 이스라엘 건국을 공식 지지해 이스라엘 건국의 촉매로 작용한 '밸푸어 선언'을 한 나라이다.
영국이 1948년 팔레스타인에서 철수한 뒤 예루살렘의 서부를 장악한 이스라엘과 동부를 차지한 요르단, 팔레스타인이 전쟁을 치르기도 했다.
이스라엘은 1967년 전쟁이 다시 불거졌을 때 동예루살렘을 점령해 병합했으나 국제사회는 한 차례도 이를 합법조치로 인정한 적이 없다.
앞서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도 기자들에게 "우리는 그 보도를 우려스럽게 보고 있다. 예루살렘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종국적인 (평화) 해결, 협상에 의한 해결의 일부분이 돼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나중에 존슨 장관은 렉스 틸러스 미국 국무장관을 옆에 두고 기자들에게 미국이 중동평화 방안을 신속히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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