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거친 어조로 공영방송 비판…개혁논의 착수할 듯
주간지 "마크롱, '공영방송은 국가의 수치' 발언" 보도…엘리제궁은 부인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방송 담당 상임위 의원들을 접견하면서 프랑스 공영방송을 거친 어조로 비난했다.
6일(현지시간) 렉스프레스 등 프랑스 언론들에 따르면, 마크롱은 지난 4일(현지시간) 하원 문화·교육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엘리제 궁에 초청해 면담하는 과정에서 프랑스 공영방송들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개혁' 의지를 드러냈다.
마크롱은 여당인 '레퓌블리크 앙마르슈'(전진하는 공화국) 소속 의원들이 대부분인 하원 문화·교육위 의원 70여 명에게 프랑스 텔레비지옹, 라디오 프랑스 등 대표적인 공영방송사들의 경영실적 악화, 예산 낭비, 방송 콘텐츠의 질 저하, 방송사와 외주제작사 간의 비정상적 거래 관행 등의 문제점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고 한다.
마크롱은 특히 고등방송위원회(CSA)의 공영방송사 사장 선임 방식을 거론하고, 한번 사장으로 임명되면 그 누구에게도 책임을 지지 않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고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CSA는 우리로 치면 방송통신위원회 격의 기구로 프랑스 텔레비지옹, 라디오 프랑스, 프랑스 메디아 몽드 등 공영방송사 사장들의 임명권을 갖고 있다.
주간 렉스프레스는 마크롱이 이 자리에서 프랑스 공영방송들이 "국가의 수치"라고 비난했다고 보도했으나, 엘리제 궁은 공영방송 논의가 이뤄진 점은 인정하면서도 "대통령이 그런 표현은 쓰지는 않았다"고 공식부인했다.
그 자리에 있던 한 여당 의원도 "그런 표현을 들은 적이 없다. 하지만 대통령이 공영방송의 현 상황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평가를 했고, 개혁이 필요하다는 뜻을 드러냈다"고 말했다고 르피가로가 보도했다.
마크롱의 이 같은 공영방송 비판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프랑스 정부가 조만간 공영방송 개혁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간 르몽드도 "취임 후 공영방송 문제에 대해 거의 언급하지 않았던 마크롱의 이 같은 비판은 매우 드문 일"이라고 평가했다.
프랑스 정치권에서는 프랑스의 비효율적이고 비대한 공영방송들을 글로벌 미디어 환경 변화에 맞게 변모시켜야 한다는 인식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프랑수아 니센 문화부 장관도 마크롱의 문화·교육위 의원 접견 다음 날인 지난 5일 한 콘퍼런스에서 "과거에 보지 못했던 수준의 공영방송 개혁이 마크롱 대통령의 주요 구상 중의 하나"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상원 문화위원회 카트린 모랭 데자이 의원 역시 "공영방송 개혁은 필수불가결한 과제로, 특히 재정문제가 주요 이슈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프랑스에서는 공공예산의 투입을 늘리지 않는 가운데 비용 절감과 효율성을 증대를 통해 공영방송의 건전성과 생산성을 높이자는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이미 프랑스 정부는 재정적자 감축 기조에 따른 긴축재정 정책의 하나로 내년 공영방송 예산을 올해보다 3천600만 유로(465억원 상당) 삭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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