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외무, '美, 예루살렘 이스라엘 수도 인정'에 우려 표명(종합)
존슨 "예루살렘 문제는 이-팔 평화합의 일부분이어야"
"미국이 중동평화 방안 신속히 제시해야"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공식 인정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영국 정부가 우려스럽다는 부정적인 반응을 내놨다.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은 6일(현지시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외무장관회의 참석을 위해 벨기에 브뤼셀에 도착한 뒤 기자의 관련 질문에 "우리는 그 보도를 우려스럽게 보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AFP 통신이 전했다.
존슨 장관은 "예루살렘은 분명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종국적인 (평화) 해결, 협상에 의한 해결의 일부분이 돼야 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나중에 존슨 장관은 렉스 틸러스 미국 국무장관을 옆에 두고 미국이 중동 평화 방안들을 신속히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존슨 장관은 틸러슨 장관과 양자회동을 시작하기에 앞서 기자들에게 "이번 결정은 오랫동안 기다려온 미국의 중동평화 제안들이 지금 제기되는 것을 어느 때보다 중요하게 만든다. 그것(미국의 중동평화 제안 제시)이 우선순위가 돼야한다"고 말했다.
이에 틸러슨 장관은 발언을 하지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의 고위 관료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이 6일 오후 1시 백악관에서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공식 인정하고 미국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을 추진하는 내용을 공식 선언한다고 밝힌 것으로 AFP 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영국은 과거 팔레스타인을 통치한 나라다.
하지만 유엔이 1947년 영국 지배를 받던 팔레스타인을 유대인 국가, 아랍 국가, 특수 지역인 예루살렘 등 세 구역으로 나눌 계획을 세웠지만, 아랍권의 거부로 이 계획은 실현되지 않았다.
영국이 이듬해 팔레스타인에서 철수한 뒤 예루살렘의 서부를 장악한 이스라엘과 동부를 차지한 요르단, 팔레스타인이 전쟁을 치르기도 했다.
이스라엘은 또 1967년 전쟁이 다시 불거졌을 때 동예루살렘을 점령해 병합했으나 국제사회는 한 차례도 이를 합법조치로 인정한 적이 없다.
또한 영국은 1917년 서구 열강 중 처음으로 팔레스타인에 이스라엘 건국을 공식 지지한 '밸푸어 선언'을 한 나라이기도 하다. 이 선언은 이스라엘 건국의 촉매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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