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총장 '적폐청산 마무리' 언급에 與 "계속" vs 野 "다행"

입력 2017-12-06 17:48
검찰총장 '적폐청산 마무리' 언급에 與 "계속" vs 野 "다행"

민주 "수사원칙에 안맞는 얘기", 한국당 "작위적 수사 시인하는 꼴"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이슬기 기자 = 여야는 6일 문무일 검찰총장이 주요 적폐청산 수사를 연내 마무리 짓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에선 적폐청산 수사가 연말을 넘어 내년에도 계속돼야 한다는 반발성 의견이 줄을 이었지만,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다행이라면서도 그동안 수사가 작위적이었다는 사실을 자인한 꼴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적폐청산위원회 위원장인 박범계 의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문 총장의 발언과 관련해 "일국의 검찰총장으로서 보수 야당에서 나오는 정치보복 프레임에 대한 고충을 토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문 총장이 '연내 수사 마무리'라는 발언을 한 것은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를 중심으로 해서 수사 의뢰된 사건들에 대해서만 마무리를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한다"고 강조했다.

문 총장의 발언 이후 적폐청산 수사가 연말을 끝으로 마무리되는 것 아니냐는 해석에 선을 그으면서 지속적인 적폐청산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한 발언으로 보인다.

당 적폐청산위에서 활동 중인 한 의원도 통화에서 "혐의가 더 있으면 수사를 해야 하는데 연말까지만 한다는 것은 수사원칙에도 안 맞는 얘기"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민병두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MB(이명박 전 대통령) 수사' 없는 적폐 수사를 연내 마무리한다는 검찰의 방침에 반대한다"며 "MB는 국정원 적폐의 몸통이다. MB가 법의 심판대에 서야 진정한 의미의 적폐청산이 이뤄졌다고 평가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원내 핵심관계자는 통화에서 "불공정하고 불평등한 시스템이 가장 큰 적폐이고 국민의 삶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라 고치고 개혁하는 작업은 계속해야 한다"며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닌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속된 적폐청산 작업에 피로감이 있으니 공수처(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등의 입법화 작업과 시스템 정비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당 일각에선 나오고 있다.

한국당은 문 총장의 발언과 관련해 늦었지만 다행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당은 특히 검찰의 적폐청산 수사가 사실상 이명박·박근혜 정부 인사를 집중적으로 겨냥한 '정치보복'이라고 반발해 왔던 터라 문 총장의 이번 발언을 고리로 검찰이 그동안의 '작위적 수사'를 자인한 셈이라며 역공을 폈다.

전희경 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검찰이 드디어 무리한 수사의 종국이 어떤 것인지에 대한 자각을 했다. 만시지탄이지만 다행"이라고 말했다.

전 대변인은 "잃어버린 신뢰를 빨리 되찾기 위해 오로지 법을 중심에 놓고 보는 검찰로 돌아가라"고 촉구했다.

같은 당 정태옥 원내대변인도 구두논평에서 "연말까지 주요 수사를 마무리하겠다는 것의 의미는 그동안의 수사가 인위적·작위적이었음을 거꾸로 고백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원내대변인은 "인위적인 수사가 국민적 저항에 부딪히자 연말까지 끝내겠다고 한 것으로 이해한다"며 "자연스럽게 나타난 혐의를 수사한 것이 아니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 정서에 어긋나는 적폐청산을 당장 그만두고, 없는 죄를 억지로 만들어서 구속하고 수사하는 것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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