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찍으며 800㎞ '나홀로 여행' 카메라 주인 품으로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잃어버린 액션카메라(액션캠)가 '홀로' 주변 풍경을 찍으며 수백㎞를 표류하다 주인의 품으로 돌아가게 됐다고 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이 카메라는 약 두 달 전 주인인 10살 소년이 영국 요크셔의 한 해변에서 갖고 놀다가 깜빡 두고 오면서 혼자 남겨졌다.
방수 기능이 있는 이 카메라는 조류에 휩쓸린 뒤 북해를 거쳐 약 804㎞ 떨어진 독일 바덴 해의 작은 섬 쥐데로크 바닷가에 밀려왔다.
이 섬에 거주하는 해안 경비대 넬레 브레와 홀거 스프러는 어느 날 해변에서 이 카메라를 발견했다.
카메라는 작동되고 있었고 그동안 촬영된 영상도 담겨 있었다.
영상에는 소년이 해변에서 노는 모습, 카메라가 갑자기 바다에 잠기면서 해초가 일렁이는 장면 등이 잠겼다.
두 사람은 주인을 찾아주기로 결심하고는 쥐데로크 페이스북 페이지에 11분 분량의 영상과 함께 카메라의 주인을 찾는다는 글을 올렸다.
많은 사람이 이 게시물을 읽었고, 가디언에 사연이 소개되기에 이르렀다.
그렇게 약 12일이 흐르고, 브레와 스프러는 카메라 주인인 소년의 아버지로부터 연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기사를 읽은 친구가 소년의 아버지에게 연락한 덕분이었다.
소년의 아버지는 메신저를 통해 영상 속 소년의 얼굴이 담긴 사진과 함께 "아들 윌리엄이 가지고 놀다가 잃어버린 액션캠이 맞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브레와 스프러는 카메라를 직접 건네주기 위해 윌리엄과 그 가족을 쥐데로크로 초대했다고 설명했다.
카메라와의 '재회'는 윌리엄이 크리스마스 선물로 카메라를 받은 지 꼭 1년 만인 이달 25일 이뤄질 전망이다.
다만 가디언은 쥐데로크 섬은 보트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데다 조류 보호 구역으로 방문객이 숙박할 수 없으며 1시간 이상 머무를 경우에도 허가를 받아야 하는 만큼 초대에 응하기가 쉽지만은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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